지난달 서울 영등포구 KBS 공개홀에서 열린 KBS 사장 후보 정책발표회에 이상요(왼쪽 부터), 이정옥, 양승동 후보가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이 양승동 KBS 사장 내정자가 직원들 간의 성폭행을 무마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사실 여부를 두고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KBS 부산 작가협회가 관련 공식입장을 밝혀 관심이 쏠리고 있다.

KBS 부산 작가협회는 23일 입장문을 통해 “당시 사건은 성폭행이 아닌 성추행이었다”며 “사건 당시 KBS부산작가회는 가해자 피디에 대해 KBS부산피디협회에 공식적으로 문제제기를 했다”고 밝혔다.

이후 양승동 당시 KBS부산국장이 작가회의 의견을 수렴해 사건 해결에 힘썼고, 사건 무마 은폐시도는 없었다는 게 협의회 측의 주장이다.

협의회는 “현재 피해자는 오보로 인해 2차 피해를 받고 있다. 더 이상의 오보는 없길 바란다”며 “피해자 및 작가회 동의 없이 이뤄진 기사 제보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 이는 허위 사실 유포로 작가회는 앞으로 강경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장 수석대변인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브리핑을 통래 양 내정자가 직원들 간의 성폭행을 은폐·축소·무마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양승동 내정자가 부산방송총국 편성제작국장으로 근무하던 2015년 3월 한 피디가 여성 작가를 성폭행했다는 신고를 받고도 해당 피디를 징계치 않고 다른 곳으로 발령내 은폐했다는 것이다.

이후 피해자 모친이 부산방송총국으로 찾아와 ‘PD 나와라’며 강력항의한 적이 있다고 한다.

이날 장 수석대변인은 “양승동 내정자가 무마·축소·은폐를 위해 이미 발령이 예정돼 있던 직원을 대신하여 해당 PD를 KBS 다른 방송국으로 급하게 인사발령했다”며 “성폭행 사건에 대해 어떠한 인사조치 및 징계위원회도 소집하지 않고 당사자 간의 합의를 중재하여 이 사건을 무마하고 은폐 축소했다”고 주장했다.

장 수석대변인은 “당으로 접수된 제보를 토대로 성폭력 가해자와 피해자의 실명을 확보했으며, 이 사건에 대한 사실관계는 당시 부산총국장과 부산총국 직원들을 통해 쉽게 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청와대, 정부, 여당에 이제는 공영방송까지 추잡한 성추문이 없는 곳이 없다”며 “정권의 도덕적 잣대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비판했다.

반면 KBS 부산 작가협회 관계자는 "피해 당사자 작가는 회사에서 열심히 일 잘 하고 있는데 정치적인 목적으로 2차 피해를 당하고 있다"며 "비정규직인 작가가 회사에서 약자라 부모는 이 사실이 알려지길 원하지 않았고 딸이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게 해달라 했다. 사장 후보자는 이 작가가 원하는 내용을 최대한 들어주려 노력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그는 "가해자를 징계하지 않고 사실상 좌천시킨 건 사장 후보자가 아니었다"며 "사장 후보자 개인에 대한 호불호나 정치적 이해관계는 있겠지만 동의도 안 받고 사실확인도 없이 20대 여성 피해자를 이용하는 행태에 분노감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KBS는 “성폭행 사건이 아니며 사건을 무마·은폐·축소했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며  “양 후보(내정자)는 피해자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 사건 해결과 피해자 보호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자세한 내용은 청문회를 통해 설명하겠다”고 해명했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