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웃는 홍문종 의원. 연합뉴스

“동료 의원들에게 감사하다.” “나름대로 제가 의정 활동을 열심히 했고…”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이 지난 21일 미국 빌보드 뮤직어워드에서 맹위를 떨친 탓일까. 같은 날 국회에도 ‘방탄’이라는 호칭이 덧붙었다. 보다 정확히는 한달이 넘는 파행을 거쳐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 홍문종·염동열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부결됐기 때문이었다. 위는 두 의원이 부결 결정 이후 동료의원들에게 내놓은 말의 일부다.

이날 국회에서는 사학재단을 통한 자금 수수혐의를 받고 있는 홍문종 의원. 그리고 강원랜드 채용 청탁 혐의를 받고 있는 염동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에 대한 무기명 투표가 이루어졌다. 국회에 참석한 275명의 의원 중 홍문종 의원의 체포에 동의한 인원은 129명, 염 의원의 체포에는 98명이 손을 들었다. 과반에 해당하는 138명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였다. 특히 본회의에 참석한 민주당 의원이 116명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여당을 비롯해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등 범여권 내 이탈률도 적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신임 원내대표는 당에 책임이 있다며 사과했지만 세간에는 “국회의 제 식구 감싸기가 도를 넘어섰다”는 냉소적인 반응이 가실 줄 모르고 있다. 제헌국회 이후 지금까지 제출된 체포동의안은 총 61건. 이 중 통과된 것은 13건, 20%를 겨우 넘어서는 수치다.

당초 불체포특권은 회기 중에는 동의 없이 체포나 구금을 못 하게 해서 국회의원의 임무 수행을 보장하려는 목적을 가졌으나, 최근 현역의원들의 특혜로 자리잡은 지 오래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회의 ‘제 식구 감싸기‘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실명 투표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