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임기를 마치고 정년 퇴임하는 이철성 경찰청장 후임으로 민갑룡 경찰청 차장이 내정됐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민 내정자가 정부가 추진중인 경찰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 적임자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경찰청장 임명은 경찰위원회 동의를 얻는 것부터 시작된다. 인사혁신처가 내정자에 대한 임명제청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국회는 20일 이내 관련 절차를 마쳐야 한다. 이 기간 중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회부된 청문요청안을 토대로 15일 이내에 청문회를 완료해야 한다. 청문회가 종료되면 3일 이내에 국회의장과 본회의에 보고해야 하며 이후 대통령에게 경과보고서가 송부된다. 행안부 장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이다.

민 내정자는 이날 오후 9시부터 열린 경찰위원회에 참석해 약 1시간25분 동안 심의를 받았다. 경찰위원회에서는 재적 의원 7명 중 과반이 출석했다. 이중 과반이 찬성하면 통과된다. 이번 회의에는 총 7명 중 6명이 참석, 만장일치로 전원 찬성 의사를 밝혀 임명제청 동의안이 통과됐다.

경찰위원회 참석 후 민 내정자는 “경찰이 시민이고 시민이 경찰인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겠다”며 “국민이 바라는 경찰로 거듭나야 하는 중대한 시기에 책임을 맡아 어깨가 무겁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남 영암 출신인 민 내정자는 신북고와 경찰대 4기를 졸업한 뒤 1988년 경찰에 입직했다. 이후 무안경찰서장과 송파경찰서장, 경찰청 기획조정담당관, 광주경찰청 제1부장을 거쳐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장, 서울경찰청 차장 등을 역임했다.

경찰 내에서 온화한 성품에 추진력을 갖춘 전략·기획통으로 꼽힌다. 검·경수사권 조정 업무와 자치경찰제 시행 등 경찰개혁 실무를 주관하면서 치안감 승진 1년 만에 치안정감까지 올랐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펼쳐질 검·경 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경찰 측 논리를 개발하고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는 데 역할을 담당할 전망이다. 민 내정자가 그동안 ‘민주적 통제’라는 현 정부의 국정 철학을 잘 이해하고, 최근 경찰 개혁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왔다는 점에서 업무 연속성을 위한 필연적 선택이었다는 분석이다.일 욕심이 많아 경찰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앞으로 업무량이 늘어날 거라는 예상도 나온다.

같은 경찰대 후배인 구은영(9기) 관악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이 부인이다.

다만 민 내정자는 지방경찰청장 경험이 없다는 게 약점으로 꼽힌다. 이영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