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K 30→19%, PK 20→16%로
- 60대이상 21%·보수 30%만 지지
- 정당지지율 정의당과 비슷 ‘수모’

- 복당파·잔류파 간 끝없는 충돌
- 부울경선 각자도생 움직임 확연
- 부산시당 위원장도 공백 초읽기

6·13지방선거 참패 이후 자유한국당이 와해되는 모습이다.

전통적 지지층이 이탈하고 있는 데다 당의 리더십은 사실상 붕괴됐다. 한때 ‘텃밭’으로 인식됐던 부산 울산 경남 등지에서는 ‘각자도생’의 움직임도 확연하다. 한국당이 보수 정당 대표 자격을 상실해가면서 새로운 대체 정당 탄생도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지율에서 정의당에 따라 잡힌 한국당이 회복하기 어려운 수순으로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많다. 전통적 지지층의 한국당 지지 철회가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갤럽 조사를 보면 지방선거 직전과 한 달 뒤인 최근 조사에서 한국당의 지지율은 대구 경북(TK)과 60대 이상, 보수층 등 핵심 지지층에서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7월 2주 조사(지난 10~12일·1002명·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이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에서 한국당의 TK 지지율은 19%로, 6월 2주 차 조사(30%)와 비교하면 11%포인트나 급락했다. 같은 기간 부산 울산 경남에서도 20%에서 16%로 떨어졌다.

60대 이상에서도 27%에서 21%로 하락했다. 이념 성향별로 보면 자신이 보수라고 밝힌 응답자의 30%만 한국당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한 달 전 46%와 비교해 3분의 1이 줄었다.

중앙당은 복당파와 친박계를 포함한 잔류파 간 정면충돌 양상이 격해지면서 리더십 공백 상황에 빠져 들었다. 이른바 ‘영(令)’이 서지 않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지난 12일 의원총회와 13일 복당파인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재선 잔류파의 충돌은 한국당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줬다. 김 대행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일부 의원 등이 자신을 공격한 것과 관련해 “과거 호가호위한 세력이 어떤 명목의 이름으로라도 한국당의 쇄신과 변화를 흔드는 행위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에 ‘잔류파’라는 것은 들어보지 못했다. 친박과 비박만 존재할 뿐”이라고 당 갈등의 원인인 계파 구도를 공식화했다.

그러자 박대출·김진태·김태흠·김도읍·김기선·이장우·정용기 의원 등 재선 7인은 성명을 내고 “당의 자멸을 조장했다. 스스로 거취를 정하라”고 받아쳤다. 16일 의원총회와 17일 전국위원회에서 양측의 갈등이 최악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지역 조직도 무너지기 직전이다. 한국당의 최대 지지기반 중 한 곳이었던 부산에서는 초유의 시당위원장 공백 사태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부산시로서는 국회의원 11명을 보유한 지역 최대 정치 세력과의 정책·예산 협의 통로가 없어지는 것이다. 그동안 재선 의원들이 한국당 시당 사령탑을 맡는 게 관행처럼 됐지만, 김도읍·장제원 의원 등이 “지역구에 할 일이 많다”며 나 몰라라 하고 있는 탓이다.

3년째 시당을 책임져 온 이헌승(부산 부산진을) 시당위원장은 “1년씩 하던 시당위원장을 나서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3년째 하고 있다. 더는 무리다. 지역 의원 상임위 조정이 마무리되면 사퇴하겠다”고 못 박았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