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은 17일 참여정부 청와대 정책실장 출신인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를 임시 당 대표인 혁신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이로써 지난달 14일부터 시작된 한국당의 ‘김성태 체제’는 막을 내리고 ‘김병준 임시 체제’가 시작됐다.

	17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2차 전국위원회에서 함진규(왼쪽부터) 정책위의장, 김성태 원내대표, 김병준 혁신 비대위원장, 이주영 의원, 정갑윤 의원 등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한국당은 17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제2차 전국위원회(전당대회 산하 최고 의결기구)를 열어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선출 안건을 박수로 의결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수락 연설에서 “우리 정치는 많이 바뀌어야 하고 국민이 바꾸라고 명령하고 있다. 부디 이 소명을 다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 현실정치를 인정한다는 이름 아래 계파 논쟁과 잘못된 진영 논쟁을 적당히 넘어가라고 하지 말아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그것과 싸우다 죽으라고 해달라. 차라리 그렇게 죽어 거름이 되면 나에게 영광이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비대위원장 권한에 대해 “당헌·당규에 규정된 당 대표의 권한이 있는 것”이라며 전당대회 개최 시점에 대해 내년까지 생각하고 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은 비상대책위원 인선 작업에 돌입했다. 한국당 당헌에 따르면 비대위는 위원장 1인을 포함한 15인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하고 상임 전국위원회(전국위 아래의 주요 당무 의결기구) 의결을 거치도록 돼 있다.

김 위원장은 인적 청산에 대해서는 이날 언급을 삼갔지만 향후 비대위 인선이 끝나면 한국당 인적 청산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김병준 비대위’의 성공 여부는 비대위원 인선 작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국당은 다음 주 중으로 ‘김병준 비대위’ 인선안 추인을 위한 상임 전국위를 열 예정이다. 이때 비대위 권한, 활동 기한, 인선을 놓고 당 잔류파와 바른정당 복당파 간 충돌 여지는 남아 있다.

한국당이 김병준 비대위원장을 선출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는 견제구를 던졌다. 민주당 전재수 의원은 김 위원장을 향해 ‘당신의 출세를 위해 노무현 대통령님을 입에 올리거나 언급하지 말아주길 당부드린다’는 글을 SNS에 띄웠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그것은 노무현 정신에 어긋난다. 한국 정치가 계파 논리와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는 작은 소망을 향해 국민을 보고 앞만 보고 가겠다”고 반박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