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 판문점선언 비준 등 공방
- 김무성 “정부, 시장 이길 수 없다”
- 與 “보수정권이 부동산투기 조장”
- 남은 대정부질문은 내달로 연기

여야는 13일 진행된 올해 정기국회 첫 대정부질문(정치 분야)에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 4·27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동의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특히 이낙연 국무총리는 질문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경제라인에 대한 문책성 인사를 검토하고 있다는 취지로 말해 주목된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13일 국회에서 진행된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이날 대정부질문을 하는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은 이날 “현재의 총체적 위기는 문재인 정권이 헌법 정신에 어긋난 정책으로 체제 전환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국정 혼돈과 민생 풍파의 진원지”라며 “정부는 시장을 이길 수 없고 시장을 이겨서도 안 된다. 규제와 가격 통제로 시장을 이기려는 것은 사회주의 독재정부나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 총리를 불러 세워 “잘못된 경제정책을 주도하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 홍장표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장의 경질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할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 총리는 “지난번 경제수석을 교체했듯이 대통령이 문제가 있는지를 충분히 살피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발언은 듣기에 따라서는 ‘경질해야 한다’ ‘경질을 검토하고 있다’는 등으로 해석될 수 있는데 총리가 대통령 보좌진의 거취에 대해 발언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민생 파탄의 궁극적인 책임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정책 실패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영선 의원은 “이명박 정부 때 17차례, 박근혜 정부 때 13차례 부동산 규제 완화 대책이 시행됐는데, 투기 조장대책이었다. 2014년 8월 이후 불과 10개월 사이에 세 차례 한국은행을 압박해 인위적으로 금리를 인하했고 이후 시중에 600조 원의 유동자금이 부동산으로 흘러갔다. 금리 인하는 구조조정 실기, ‘좀비’ 기업 양산으로 이어졌고, 이는 정책 범죄”라고 강조했다.

한국당 주호영 의원은 판문점선언의 비준동의와 관련해 “비용추계를 4712억 원으로 잡았는데 비준이 된다면 이 금액만 비준되는 것이냐. 혼자 결정하고 들이 내미는 것은 오만하다”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은 정부가 제 할 일을 하지 못하고 청와대가 거의 모든 업무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오신환 의원은 “국민은 구악을 내쫓고 기뻐했는데, 이제는 새로운 거악이 국민을 집어삼키고 있다. 대통령이 약속한 책임총리 역할을 잘하고 있느냐. 총리와 장관이 국정 운영을 해야 하는데 청와대로 다 옮겨갔다”고 비판했다. 이 총리는 “내각이 할 일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한편 여야는 남은 대정부질문(14, 17, 18일) 일정을 남북 정상회담 이후인 다음 달 1, 2, 4일로 연기했다. 또 인사청문회와 관련해서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이종석 헌법재판관 후보자 청문회를 각각 19일에서 17일로 조정했다.

김태경 정옥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