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도 일정 없이 휴식… 여론 수렴

2주 동안 북한과 미국을 오가는 ‘평화 외교’로 강행군을 펼쳤던 문재인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향한 곳은 ‘경남 양산’이었다. 부산 울산 경남 정권이라는 인식을 확실히 심어주는 동시에 지지층 결집을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28일 경남 양산시 하늘공원 천주교 묘지에 있는 선영을 찾아 성묘하고 있다. 문 대통령 내외는 추석 전 평양 남북정상회담과 추석 연휴 기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73차 유엔총회에 참석하느라 고향을 찾지 못했다. 청와대 제공

유엔총회를 마치고 지난 27일 밤 귀국한 문 대통령은 곧바로 양산 사저로 향했다. 그리고 28일 연차휴가를 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양산에서 휴식을 취한 뒤 주말에 귀경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확한 귀경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양산행은 지난해 취임 직후인 5월 22일에 이어 두 번째로, 1년 4개월 만이다.

휴식을 위한 것이라는 청와대의 설명에도 문 대통령이 양산을 찾은 배경에 눈길이 쏠린다. 문 대통령이 ‘큰일’을 마무리한 직후 양산을 찾았기 때문이다. 남북·한미 정상회담으로 평화 여정에 나섰던 문 대통령이 양산을 찾은 것은 부울경이 한반도 평화의 최대 수혜 지역이라는 메시지를 주려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부산시 역시 지난 18일 평양 남북 정상회담 직후 총 5개 분야 35개 사업의 남북 상생 교류협력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문 대통령의 평화 행보에 보조를 맞췄다.

앞서 문 대통령은 새 정부에 대한 부울경의 기대치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해 5·9대선 승리 직후 양산을 찾았고, 이는 지역 민심의 변화를 견인하는 기폭제로 작용하기도 했다. 6·13지방선거 부울경 압승에 대한 자신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양산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역의 다양한 인사들을 만나 지방선거 이후 지역 민심을 파악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부산시당위원장은 “지지자들이 양산 사저로 찾을 것이라는 이야기는 들리지만, 이번에는 휴식을 위한 것이므로 문 대통령이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