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당 적어도 절반은 물갈이 해야”
- 인사 청탁 관련 폭로는 말 아껴

- 친박 중진 비대위 해체 목소리 내자
- 김병준은 인적 쇄신 강행의지 천명

자유한국당이 다시 암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조직강화특위에서 해촉된 전원책 변호사와 친박(친박근혜)계가 사실상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을 협공하면서 김병준 비대위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6·13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 수습책임을 맡았던 김 비대위 체제의 수명이 다했다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인적 쇄신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병준(사진 왼쪽)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다. 전원책 변호사가 14일 서울 여의도동 극동 VIP빌딩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연합뉴스

전 변호사는 14일 서울 여의도 한 사무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이 자신을 해촉한 뒤 ‘팔을 잘라내는 느낌’이라고 말한 데 대해 “제가 그분의 수족이 아니지 않나. 복종을 이야기할 것이면 진작 말했어야 하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비대위의 2월 전당대회 고수 입장에 대해서도 “어떤 청산도 하지 말라는 말이다”고 받아쳤다.

특히 그는 “혁신을 거부하는 당에 미래는 없다. 한국당에 어떠한 미련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적어도 절반은 물갈이해야 한다. 보스 흉내를 낸 분들은 이제 자중해야 한다. 지금까지 한국당에서 폼 잡고 살았던 분들은 물러나 신진들에게 길을 열어줘야 한다. 지금이 적기다”라는 말로 대규모 물갈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그는 김 위원장의 인사 청탁에 대해 “뒷이야기는 세월이 지나면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김 위원장의 리더십이 ‘전원책 해촉’으로 타격을 입으면서 친박(친박근혜)계가 다시 뭉치는 분위기다. 친박 중진을 중심으로 ‘김병준 비대위’ 해체 목소리도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일부는 비대위 구성 자체에 반대한 분들이고, 처음부터 끝까지 나가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일일이 답할 상황은 아니지 않나. 그래서 그대로 가는 것”이라고 친박계의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태극기 세력’과의 통합에 대해서도 “서로가 의견이 다른데 한 그릇에 담을 수 있겠나. 그 그릇이 깨지지, 성하겠나”라고 반대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인적 쇄신과 관련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진행되고 있다. 실사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고, 여론조사도 이번 주에 끝날 것”이라고 강행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인적 쇄신을 최소화하고 차기 당 대표에게 권한을 넘겨야 한다는 여론이 강해지고 있다. 부산의 한 의원은 “김병준 비대위의 수명은 끝났다. 전당대회라도 제대로 치를 수 있도록 관리를 하고 물러나는 것이 순리”라고 주장했다.

박태우 김해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