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원, 총선 16개월전 벌써 분주
- 틈 나면 지역구 주민 의견 청취
- “내년 국비 확보” 앞다퉈 홍보

부산 울산 경남(PK) 국회의원들의 ‘동네 구애’가 뜨겁다. 오는 2020년 4월에 치러지는 21대 총선이 1년4개월 이상 남은 것은 감안하면 유별나다는 반응이 나온다. 부울경 ‘일당 독점 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리면서 여든 야든 ‘깃발만 꽂으면 당선’ 되던 시절이 지났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에 주도권을 내준 부산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15일 간담회를 갖고 부산 현안을 조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뜻을 모으자고 다짐했다. 김세연 부산시당 위원장 주관으로 열린 이 간담회에는 11명 중 10명의 의원이 참석해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김도읍(부산 북·강서을) 의원은 지역구 행사 일정으로 부득이하게 불참했다.

개별 의원들의 활동도 예사롭지 않다. 한국당 3선 중진인 이진복(부산 동래) 의원의 최근 지역 행보는 초·재선 의원들을 능가할 정도다. 이 의원은 틈만 나면 동래에 머물며 민심을 청취하고 있다. 이 의원은 “한분 한분 진정성 있게 만나다 보면 다시 민심이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차기 원내대표 출마에 대해서도 몇 차례 주변의 권유를 받고 장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 수석대변인을 맡고 있는 윤영석(경남 양산갑) 의원도 이틀에 한 번꼴로 서울과 양산을 오가는 강행군을 소화하고 있다. 민주당 윤준호(부산 해운대을) 의원은 지난 10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함께 지역구의 반여2, 3동 전통시장을 찾아 위세를 과시했다.

의원 간 ‘국비 확보 마케팅’도 뜨겁다. 국회 국토교통위원인 더불어민주당 김정호(경남 김해을) 의원은 경남과 김해지역 국토부 예산안을 정부안(2503억 원) 대비 1273억5000만 원을 증액시키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고 홍보했다.

같은 당 김해영(부산 연제) 의원은 지역구에 있는 연일초등학교를 포함한 부산 6개 초중고교 다목적강당 증축을 위한 교육부 특별교부금 105억 원을 확보했다고 공개했다. 한국당 김한표(경남 거제) 의원은 ‘거제시립박물관 건립 사업’이 문화체육관광부 공립박물관 건립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고 알렸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과 한국당 모두 PK에서 40% 이상의 정당 지지율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21대 총선에서 어느 당도 안심할 수 없다는 의미다. 부울경에서 ‘특정 정당 간판의 위력’이 사라지면서 총선이 다가올수록 의원들의 ‘동네 민심’에 대한 구애는 뜨거워질 전망이다.

박태우 김해정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