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욕설은 안했다” 해명했지만
- 여론 더 악화, 야당도 파상 공세
- 민주당 오늘 최고위서 대책 논의

“신분증을 꺼내 보여 달라”는 공항 직원의 요구를 거부하고 고성을 지른 더불어민주당 김정호(경남 김해을·사진) 의원의 ‘공항 갑질’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김 의원의 해명이 오히려 여론을 악화시키면서 더불어민주당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에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공항갑질폭언 처벌법(항공보안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민주당은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의원 사안에 관한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최고위원은 23일 김 의원의 공개 사과나 공항을 담당하는 국회 국토교통위원 사퇴 등이 논의될 수 있느냐는 말에 “아직 구체적으로 안건이 정해진 것 없지만 논의는 해 볼 사안인 것 같다”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비서 출신의 김 의원은 지난 6월 지방선거 때 김경수 당시 의원이 경남지사 선거에 출마하면서 공석이 된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초선 의원이다.

사건은 김 의원이 지난 20일 밤 9시께 김포공항에서 김해공항행 항공기를 탑승하기 전 탑승권과 신분증을 제시해 달라는 공항 직원의 요청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조선일보와 김 의원의 해명을 종합하면 김 의원이 스마트폰 케이스 투명 창에 든 신분증을 제시하자 해당 직원은 “꺼내서 보여 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지금껏 항상 (케이스에서 꺼내지 않고) 이 상태로 신분증 확인을 받았다”며 거부했다. 공항 직원이 재차 신분증 제시를 요청하자 김 의원은 “근거 규정이 있느냐, 규정을 제시하라, 책임자를 불러 달라”고 언성을 높여 항의했다. 조선일보는 김 의원이 이 과정에서 “내가 국토위 국회의원인데 그런 규정이 어디 있느냐, 이 ××들이 똑바로 근무를 안 서네” 등 욕설과 함께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언성은 높였지만 욕설은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김 의원이 해명할 때 ‘시민’을 들먹이면서 여론을 더 악화시켰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최종 책임자인 한국공항공사 책임자(사장)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연결되지 않다가 비행기 이륙 시간에 콜백(전화가 걸려옴)이 왔다. 그래서 공항 직원에 대한 진상조사를 요청했다. 시민의 입장에서 상식적인 문제 제기와 항의를 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이 지난 22일 오후 이런 내용의 해명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자 하루 만에 2000건이 넘는 댓글이 달렸다. 댓글 상당수가 “국민은 모두 신분증을 꺼내 보여준다” 는 등 김 의원의 처신을 비난하는 내용 일색이었다.

갑질 논란에 대해 야권도 “함부로 시민을 대표해서 항의했다는 헛소리는 하지 마라”고 김 의원을 비난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