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의원 미묘한 견해차

- 김해영 “백년대계… 힘 모아야”
- 최인호 “무산되면 총선 악재”

# 한국당·바른미래당 의원

- 김도읍 “소음대책부터 마련해야”
- 하태경 “프로젝트 실현성 의문”

오거돈 부산시장이 3일 김해신공항 건설(김해공항 확장)을 백지화하고 제3지대에 동남권 관문공항을 짓겠다고 공식 발표한 데 대해 지역 정치권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같은 당 안에서도 미묘한 견해 차이를 보였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셈법이 복잡하게 작용하고 있어서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부산 북·강서갑) 부산시당 위원장은 “김해공항 확장만으로는 부산이 미래를 주도할 수 없다. 근본적으로 가덕도 신공항 외에는 답이 없다”며 “곧 북극항로가 열리면 부산의 새로운 기회다. 항공 항만 철도를 연결하는 트라이포트(Tri-Port)를 구축하려면 가덕도 신공항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오 시장이 직접 가덕도 신공항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제3지대=가덕도 신공항’이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공통된 분석이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부산지역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 이익과 직결된다는 논리로 정부를 설득할 계획이다. 다만, 전 위원장은 “민주당 소속 부산지역 6명 국회의원이 가덕신공항 재추진과 관련해 완전한 의견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면서 “이른 시일 안에 민주당 부산지역 국회의원 의견을 하나로 모으겠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해영(부산 연제) 최고위원은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이 당론으로 채택된 상태는 아니다”면서 “정부 부처와 다른 지역 설득 같은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부산의 백년대계를 위해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필요하다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최인호(부산 사하갑) 의원은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이 잘되기를 바라지만 무산될 경우 내년 총선에서 부산지역 민주당 6석을 지키기 어려울 수도 있다”며 부담스러워했다.

야당은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에 따른 혼란을 우려했다. 자유한국당 김세연(부산 금정) 부산시당 위원장은 “김해신공항 백지화로 인해 김해공항 혼잡이 길어지면 부산시민의 불편이 가중될 것”이라며 “김해신공항 소음과 안전문제를 해결하고 서둘러 착공해야 한다는 시민 여론이 많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도읍(부산 북·강서을) 의원 역시 “오 시장은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이 실현되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 없이 주장만 하고 있다”며 “김해신공항을 추진 중인 정부와 평행선만 그을 게 아니라 공항 소음 영향권에 들어가는 지역주민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하태경(해운대갑) 부산시당 위원장은 “이 일은 국가적인 대사로 전국민적 지지를 받아야 가능하다”며 “과연 오 시장 임기 안에 가능한 프로젝트인지 의문스럽다. 결과적으로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 위원장은 “제3지대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이 좌절되면 부산시민이 현재 김해공항을 그대로 이용하는 최악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오 시장의 정책을 적극 지지하기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