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쟁 아닌 투쟁 증명” 비난 봇물
- 나경원 “진정성 못 알아줘 유감”

자유한국당의 ‘5시간30분 단식’ 농성이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임명을 강행한 데 반발해 의원들이 돌아가며 5시간30분씩 식사를 하지 않는 단식에 돌입했는데 이를 두고 ‘딜레이 식사’ ‘웰빙 단식’ ‘투쟁 아닌 투정’ 등 조롱이 이어졌다.

	27일 오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열린 자유한국당의 ‘좌파독재 저지 및 초권력형 비리 규탄대회’에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 원내대표, 황교안 전 국무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자유한국당은 지난 24일 정치적 편향성 문제가 불거진 조해주 위원 임명에 반발해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며 ‘좌파 독재 저지 및 초권력형 비리규탄’ 릴레이 농성에 들어갔다. 그런데 이 농성의 명칭을 ‘단식’으로 표현하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한국당 의원들은 4~9명씩 1개 조를 구성해 다음 달 1일까지 국회 로텐더홀에서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오전 9시~오후 2시30분, 오후 2시30분~오후 8시 하루 두 차례, 5시간30분간의 단식 농성이라는 점이다.

이에 여야는 일제히 비판 논평을 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지난 26일 “한국당은 보이콧을 어린아이 밥투정하듯 한다”면서 “5시간30분 릴레이 단식을 선언한 것은 웰빙 정당의 웰빙 단식, 투쟁 아닌 투정을 증명한 셈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도 “‘밥 먹고 와서 단식’ ‘앉아있다 밥 먹으러 가는 단식’은 들어본 적 없다”면서 “단식 농성의 새로운 버전을 선보인 한국당의 쇼에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진화에 나섰다. 나 원내대표는 27일 국회 로텐더홀 농성장을 방문해 “단식 용어를 쓴 것이 조롱거리처럼 된 데 대해 원내대표로서 책임을 느끼고,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농성은 우리의 진정성을 알리고자 하는 것이었고, 방탄 국회만으론 모든 것을 가릴 수 없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김해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