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하는 시의원”-“실적 채우기식”
- 시민단체 “질적 향상 노력해야”
- 입법정책관실은 업무 과부하

28일 열린 부산시의회 제275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는 지난해 7월 제8대 부산시의회가 개원한 이후 가장 많은 인원인 의원 22명이 5분 자유발언을 신청했다. 시의회가 올해부터 시의원의 발언권을 확대하자는 취지로 5분 자유발언 총시간 및 인원 수 제한 규정(60분간 12명)을 삭제하면서 벌어진 진풍경이다. 일각에서는 외부 실적평가를 의식한 ‘건수 채우기’식 발언으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날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신청한 의원은 모두 22명으로 지난 15일 열린 제1차 본회의 당시 5분 자유발언을 진행한 의원 14명과 비교했을 때 57% 증가했다. 전체 의원 47명 중 절반 가까이 5분 자유발언에 나섰다. 의원 22명의 5분 자유발언은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자유발언 신청 의원 수가 많다 보니 이미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재탕하는 경우도 나왔다.

이날 자유발언을 신청한 의원 중 상당수는 시의회 입법정책담당관실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의회 관계자는 “5분 자유발언은 의원 개인 의정활동의 영역인데 기본적인 자료 요청은 물론 보도자료 작성까지 부탁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실상 시의원 보좌관 역할을 입법정책담당관실 소속 임기제 공무원이 하고 있어 업무 과부하에 걸릴 정도”라고 귀띔했다.

이처럼 의원마다 5분 자유발언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뭘까. 공천권을 쥔 정당이나 시민단체의 의정활동평가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는 대체로 정량평가(출석률, 발언, 조례 제정)와 정성평가(발언, 조례 제정, 태도 등) 점수를 합쳐 의원별 점수를 매기는 형태로 의정활동을 평가해 왔다. 부산경실련 안일규 팀장은 “5분 자유발언 제한을 없앤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지만, 질적 향상도 개선돼야 한다”며 “종전 의정활동 평가방식을 변경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의원은 “각자 상임위원회에서 논의할 수 있는 사안까지 실적 채우기식으로 자유발언을 신청해 시간만 길어지고 효과는 반감된다”고 지적했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