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한국 시당위원장 등 5명씩

- 부산진구 한 식당서 기자간담회

- 처음 별도로 만나 지역발전 논의

- 올 국비 확보 성과 등 덕담 나눠

- 전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해야”

- 김 “실리 차원 신중한 접근 필요”

‘97세대(1990년대 학번, 1970년대 출생)’ 여야 부산시당 위원장이 처음 별도로 만나 부산 발전에 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만남이 지역 정치권의 새로운 협치 모델로 자리 잡을지 관심이 쏠린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48), 자유한국당 김세연(47) 부산시당 위원장은 29일 오후 7시30분 부산 부산진구 한 음식점에서 합동으로 지역 언론인과 만났다. 두 위원장은 부산의 여·야·정 상설 협의체에서 종종 만났지만, 따로 대화 자리를 마련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여야가 함께 힘을 모으자는 취지다. 이 자리에는 시당 위원장을 비롯해 대변인단, 사무처장 등 당에서 5명씩 모두 10명이 참석했다.  

두 위원장은 환하게 웃으며 반가운 악수를 했다. “3선 의원이 먼저 인사하시죠”라고 전 위원장(초선)이 인사말 순서를 김 위원장에게 양보했다.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김 위원장은 “안보, 경제 부분에서 많은 국민이 걱정하고 있지만, 부산 발전을 위한 일에는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열고 대화하면 접점을 찾고 해결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이런 논의를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전 위원장은 “부산시가 최근 5년 사이 가장 높은 비율의 국비를 확보한 것은 큰 성과다. 이 성과는 김세연 위원장을 중심으로 부산 발전에 여야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 모범 사례”라며 “앞으로도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으는 모습을 보이면 부산 시민이 부산 정치인에 대한 신뢰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두 위원장은 “지난해 8, 9월 비슷한 시기에 40대 젊은 시당 위원장으로 취임했다. 애초 지난해에 만나기로 했는데 국회 일정 탓에 만남이 연기됐다. 설 명절 전에 꼭 만나자는 약속을 오늘에야 지켰다”고 입을 모았다. 전 위원장은 “낡은 정치 스타일과 정치 문법을 깨고 양당의 견해 차이를 좁히겠다. 부산을 위한 성과를 낼 수 있게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 역시 “견제할 부분은 견제하고 협치할 부분은 확실히 돕겠다”고 화답했다. 

이번 만남을 계기로 지역 현안을 풀기 위한 협치에 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민주당 부산시당의 최대 현안은 24시간 안전한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 전 위원장은 “부산을 트라이포트(공항 항만 철도)로 묶어야 세계적인 물류 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공항 문제는 시민 여론이 가장 중요하고 당론은 김해신공항을 지지하는 입장”이라며 “기존 김해신공항 정책이 바뀔 경우 수반되는 위험을 고려할 때 실리를 챙길 수 있느냐는 문제도 있어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달리했다. 

1971년, 1972년생으로 한 살 터울의 두 위원장은 지역 현안에 관해 수시로 전화 통화하며 의견을 교류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