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당 “대선 불복 말한 적 없어
- 대통령이 진실 직접 말해달라”

- 부울경, 구속 긍정평가 53.2%
- PK 여당 의원 8명 무죄 주장

설 연휴 민심을 확인한 여야가 ‘김경수 여론전’을 놓고 전면전을 예고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경수 재판에 대한 분노’를 설 민심으로 꼽은 뒤 사법개혁 의지를 다졌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드루킹의 진실’에 관한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김경수 민심’에 여야해석이 극과 극으로 갈리는 가운데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직간접적으로 관련 있는 부산 울산 경남(PK) 민심에 정국 향배가 결판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여야 ‘김경수 전면전’ 예고

	더불어민주당 윤호중(왼쪽 세 번째) 사무총장이 6일 오전 국회에서 설날 민심 전달 및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은 6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김 지사의 법정 구속과 관련, “재판에 비판 여론이 아주 높았다. 과연 ‘제대로 된 재판인가’ 하는 의문이 있었다”면서 사법부를 비판했다. 그는 “사법 개혁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사법 농단에 관여됐던 판사가 아직도 법대(法臺·법정에서 판사가 앉는 곳)에 앉아 있는 것이 아니냐, 사법 개혁을 제대로 해달라는 주문이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김 지사 판결에 대한 당의 대응책으로 거론되는 이른바 ‘적폐 판사’ 탄핵에 대해 “‘사법농단세력 및 적폐청산 대책위원회’에서 논의해나갈 예정이다. 법관 탄핵 방안을 배제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북핵 외교안보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대선을 다시 치르자고 했나, 언제 대선 불복이라고 했나”며 ‘대선 불복 프레임’을 경계하면서도 “저희가 얘기하는 것은 단지 진실을 좀 알자는 것이다. 연휴 내내 김경수 구하기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면 이제는 문재인 대통령 구하기가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고 문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그는 “김정숙 여사께서는 ‘경인선에 가자’는 이야기를 했고 문 대통령은 정말 김 지사와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면서 “아는 것은 없는지, 알았다면 어디까지 알았는지 말해 달라고 했는데 청와대는 가만있고 민주당이 온통 들고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인선(經人先)’은 경제도 사람이 먼저라는 뜻으로 2016년 ’드루킹‘이 주도해 만든 조직이다.

■요동치는 부울경 민심

	자유한국당 나경원(오른쪽 두 번째) 원내대표가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북핵외교안보특별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여야가 정면충돌 수순에 돌입한 가운데 부산 울산 경남(PK) 민심이 ‘김경수 정국’의 향배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지사 구속에 관한 PK 민심은 설 연휴 직전인 1일 리얼미터 조사(전국 6992명,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에서 ‘적절한 결정이다’는 긍정 평가가 53.2%로 부정 평가(28.4%)보다 우세했다.

하지만 같은 기관의 지난달 28일~지난 1일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민주당과 한국당의 부울경 지지율은 33.4%와 36.5%로 팽팽했다. 부울경 민심이 갈수록 예측불허 상황인 셈이다. 이 때문에 지역 민주당과 한국당의 ‘김경수 대응’도 중앙 정치권과 달리 신중한 편이다. 부산·경남 민주당 의원 8명은 지난 1일 공동 성명을 내고 ‘김경수 무죄’를 주장했다.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김 지사를 법정 구속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히며 중앙당의 ‘적폐 판사’ 프레임과 결을 달리했다. 한국당 경남도당도 도당 차원에서 김 지사에 대한 공세를 자제하고 있다.

박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