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간에 연락관 교환 문제가 심도 있게 논의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북미 관계도 남북관계 개선 모델을 따라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CNN방송은 18일(현지시간) 복수의 고위급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초기 상응 조치로 연락관 교환을 진지하게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이는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가 구체적인 수준까지 논의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으로, 지난해 9월 개설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떠올리게 한다. 공식적인 관계를 맺기 전에 상호 간에 회담이나 교류 등 각종 소통업무를 담당할 연락전담 부서나 인력을 배치함으로써 신뢰의 수준을 높여가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연락사무소 설치는 국교 정상화의 한 수순이지만, 이익대표부 설치→연락사무소 설치→상주 대사관 설치 등 통상적인 과정 가운데 이익대표부 설치를 건너뛴다는 점이 유사하다.

미국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인도적 지원 전반에 대한 대북제재 면제를 검토하고 있는 점도 남북관계의 흐름과 비슷하다. 미국 국무부는 14일(현지시간) “북한에 인도주의 지원을 제공하는 구호 단체를 대상으로 대북 제재와 북한 여행 금지의 면제를 승인하는 데 대한 정책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도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남북 관계가 막혀있던 2017년 민간교류를 시작으로 관계를 복원하겠다는 구상에 따라 인도적 대북지원을 위한 민간단체의 대북 접촉을 잇달아 승인했다. 

북미가 오는 27, 28일 ‘베트남 담판’에서 구체적 성과를 내면 이후 양국 간 펼쳐질 사회·문화 교류도 지난해 남북 교류와 비슷한 모습을 띨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미국 정부가 남북 간 교류사업에 착안해 북한 경제시찰단을 초청할지도 관심사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초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북한을 엄청난 경제 대국으로 만들 기회를 가졌다”고 말해 미국이 향후 시찰단 초청 카드를 내밀 가능성이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19일 “미국 정부가 북한과 관계를 풀어가며 남북관계를 참고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