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득권 해소 위한 규제 강화
- “노동계 무리한 요구 선 그어야”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마련한 경제계 원로들과의 간담회에서는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관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참석자들은 대부분 방향성보다 정책 수단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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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후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경제계 원로와의 오찬간담회를 마친 뒤 함께 경내를 산책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전윤철 전 감사원장은 최저임금과 주 52시간제가 소득을 인상시켜주지만 기업에는 어려움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소득주도성장의 정책 방향이 맞다면서도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정책 수단이 필요하다. 수요 측면에서 소득주도성장이 있다면 공급 측면에서는 민간투자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노동계에 포용의 문호를 열어놓되 무리한 요구에 대해서는 선을 그어 원칙을 가지고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은 “경제성장률 하락, 양극화 심화 속에서 4차 산업혁명 등 성장 패러다임의 전환이 절실하다”며 인적자원 양성과 창의력 개발을 위한 교육정책, 공정경제의 중요성, 기득권 해소를 위한 규제 강화를 제시했다. 김중수 전 한국은행 총재는 “경제정책 비전에 대한 공감대를 마련하고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방식을 통해 국민 역량을 집결해야 한다. 임금상승에 상응해 생산성 향상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 역시 소득주도성장의 보완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중소기업 기술 탈취 등 불공정거래를 차단하기 위한 동반성장을 제안했다. 정 전 총리는 아울러 한국의 ‘3050클럽’(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및 인구 5000만 명 이상인 국가) 가입 성과를 토대로 남북한 및 해외교포 등 8000만 국민의 경제공동체 발전 방안을 제시하면서 “북미, 남북 정상회담만 할 것이 아니라 남·북·미 정상회담을 한다면 보수, 진보 가리지 않고 동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봉흠 전 기획예산처 장관은 추경 필요성을 언급하며 “국채발행 이외에 기금 등 다른 재원을 우선 사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재정분권이 조정돼야 하고 지방교육재정이 초중등교육뿐 아니라 고등교육을 위해서도 활용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 대통령은 2시간 동안 원로들의 의견을 경청한 뒤 “5월 9일이 되면 현 정부가 만 2년이 되는 데 그간의 정책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오늘 주신 조언이 도움이 된다”며 “국민들이 가장 걱정하는 대목이 경제인데, 정부가 옳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원로들의 지속적인 조언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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