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에서 다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론’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기간이 만료된 데 대해 “이렇게 오랫동안 구금된 전직 대통령이 없고, 몸도 아프시다. 여성의 몸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인 점을 감안해 국민의 바람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이) 여성의 몸으로 오랫동안 구금 생활을 하고 계시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황교안(오른쪽)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친박계 홍문종 의원도 이 회의에서 “당에서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 단결을 운운하는데 보수의 아이콘으로 우리와 정치했던 사람으로 저희 당이 가만히 있는 것은 정치적 도의도 아니고 내년 선거에서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을 기대한다는 민경욱 대변인 논평이 있었다”며 “대통령의 결단을 기대하지 말고 결단하지 않으면 안 되게 당 차원의 후속 행동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박 전 대통령의 구속 기간은 17일 0시 만료됐다. 구속 기간이 종료되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과 별개로 2016년 옛 새누리당 시절 총선 공천에 개입한 혐의로 징역 2년이 확정된 상태여서 석방되지 않았다. 신분만 미결수에서 기결수로 바뀌었다. 국정농단 사건 관련 혐의에 대해서는 구속 상태로 상고심 재판이 이어지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기결수 신분으로 전환된 첫날인 이날 검찰에 형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유영하 변호사는 형집행정지 신청서를 통해 “경추 및 요추 디스크 증세 등이 전혀 호전되지 않았다”며 “불에 덴 것 같은 통증과 칼로 살을 베는 듯한 통증, 저림 증상으로 정상적인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형집행정지는 심신의 장애로 의사능력이 없는 때 검사의 지휘에 따라 징역이나 금고 등 형의 집행을 일시 정지하는 제도다. 검찰은 조만간 형집행정지 심의위원회를 열어 원책에 따라 형집행정지 허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김해정 기자 call@koo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