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결수가 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형집행정지 신청을 놓고 여야의 공방이 거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4대 석방 불가론’을, 자유한국당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건강상태와 전직 대통령들과의 형평성을 집중 거론했다.

　민주당 박주민 최고위원은 19일 당 회의에서 ▷형집행정지 신청 절차상 문제 ▷사법적 책임 문제 ▷형집행정지에 따른 재판 차질 가능성 ▷국민 법 감정 등을 ‘4대 석방 불가론’으로 내놓았다. 박 최고위원은 “형집행정지 신청은 구치소나 교도소 내 의사가 1차적으로 판단한 후 건의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외부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신청한 것이 매우 특이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은 지금도 재판 절차를 보이콧 수준으로 협조하지 않고 있는데, 건강상 이유로 형집행정지를 한다면 다른 재판들이 오히려 진행되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특권층이 형집행정지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많아 국민 법 감정에도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의 건강 악화를 거듭 부각했다. 친박(친박근혜)계인 홍문종 의원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박 전 대통령 성격상 꾀병을 부리실 분은 아니다”라며 “이미 통원 치료를 받은 적이 없고, 지금 건강이 엄청 안 좋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구속 수감된 지 2년이 넘었다. 이제는 석방해줄 때가 됐다”며 “내란죄, 뇌물죄 등 어마어마한 죄가 있었어도 2년 이상 수감된 적이 없는데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은 촛불 재판이고 정치 재판이었지 법리적인 재판이 아니었다”며 “따라서 정치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바른미래당은 신중론을 펼쳤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BBS 라디오에서 “형집행정지는 수형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굉장히 아프다거나 이럴 때 적용되는 것이니 정치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의사가 진단해서 발표하면 좋겠다”며 “정치적 논란은 오히려 박 전 대통령의 상황을 어렵게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아주 강경한 친박세력이 한국당을 나와 박 전 대통령을 배후로 모일 것”이라며 “그래서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당내 친박세력을 솎아내기 위해 고단수로 친박 분리 전략 차원에서 석방을 얘기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