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권한 밥그릇 싸움 아니다”
- 정의당 “청와대, 문 총장 문책해야”

- 與 내부도 조정안 반대 이견 표출
- 조응천 의원 “법사위 사보임 감수”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추진한 선거제 개편·검찰 개혁 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둘러싼 논란이 2라운드에 접어드는 형국이다. 특히 현 정부에서 임명된 문무일 검찰총장이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정면 비판(국제신문 2일 자 4면 보도)한 발언이 발단됐다. 여야 4당은 “개념 없는 언행”이라고 맹비난했고,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은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고 문 총장을 옹호했다.

	정의당 이정미(오른쪽) 대표가 2일 국회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에 관한 문무일 검찰총장의 입장을 비판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이상민 위원장은 2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문 총장의 패스트트랙 지정 비판에 대해 “(검경 수사권 조정은) 검찰과 경찰을 보다 더 스마트하게 구조조정을 해 국민에게 유능하고 실효성 있고 친절한, 고품질의 형사·사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데 초점이 있다. 지금 수사권 조정을 해선 안 된다는 건 잘못됐다”며 “누가 권한을 많이 갖고 적게 갖고 하는 밥그릇 싸움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도 “검찰 수장으로서 검경 수사권 조정에 관한 국민적 요구가 왜 있는지를 스스로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며 “검찰은 불만이 아니라 국민 눈높이에 맞는 대안을 내놔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문 총장의 발언을 ‘항명’이라며 거칠게 반응했다. 그는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법무부 장관의 지휘를 받는 검찰총장이 보인 이런 행동은 사실상 항명이다. 검찰 대변인이 아니라 국가 공무원임을 잊지 말고 분별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엄히 문책하고 기강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대전역 광장 집회 후 기자들과 만나 문 총장의 발언과 관련, “문 총장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이 잘못됐다고 명백히 이야기했다”면서도 “그동안 그런 바른 자세로 검찰권을 운영했어야 했는데, 그런 점이 아쉽다”고 밝혔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패스트트랙 폭거가 얼마나 반민주적인지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문 대통령은 일말의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부의 이견도 표출되고 있다.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검찰에서 수사권을 분리하기 위해 시작된 검경 수사권 조정의 당초 취지와는 정반대로 결론지어진 검찰청법,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반대한다”며 “법사위 심의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사보임도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같은 상임위 소속의 민주당 금태섭 의원도 지난 11일 페이스북 글에서 “공수처 설치는 검찰 개혁에 일종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설치에 성공한다면 개혁과는 반대 방향으로 갈 위험성이 크다”며 공수처 설치 반대 입장을 내놨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