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권력 비대화도 해소돼야”
- 당정청 논의 과정 반영 가능성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대상으로 지정된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을 놓고 검찰과 경찰이 정면 대결하는 가운데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이 6일 검찰의 우려에 공감하면서 경찰 개혁을 통해 경찰권력의 비대화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처음 내놓아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이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문무일 검찰총장이 지난 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차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조 수석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사권 조정안이 법제화되면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이 부여돼 경찰권력이 비대화한다는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한 검사의 사후 통제방안은 마련돼 있지만, 이 우려는 깔끔히 해소돼야 한다”며 “문무일 검찰총장의 우려 역시 경청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문 총장을 비롯한 검찰이 문제 삼았던 ‘경찰권력 비대화’ 우려를 고려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1차 수사종결권은 경찰이 검찰에 사건을 송치하지 않고 종결할 수 있는 권한을 말한다. 혐의가 있으면 검찰에 넘기겠지만 무혐의라고 판단하면 송치하지 않아도 되도록 법안이 설계돼 있다. 이렇게 되면 경찰이 더 수사할 사안을 남겨두고도 검찰의 견제를 받지 않은 채 사건을 끝낼 수 있어 권한 남용이 우려된다고 검찰은 지적한다. 지난해 정부가 수사권 조정안을 도출할 때 이런 검찰의 목소리가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다. 검찰 내에서는 법무부가 검찰의 의견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쌓였고, 이른바 ‘검찰 패싱’ 논란까지 불거졌다.

	조국 수석

특히 조 수석은 정부의 각종 경찰개혁안을 소개하면서 “검경 수사권 조정 최종 법안과 경찰개혁안이 모두 올해 안에 달성되길 간절히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조 수석은 우선 “자치경찰제 도입을 통한 경찰권력의 분산, 경찰 내부에서 수사 경찰의 독립성 확보를 위한 ‘국가수사본부’의 창설 등을 위한 경찰법 전면개정안이 당정청 협의를 통해 3월 홍익표 의원 대표 발의로 제출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조 수석은 “검찰이 주장하는 ‘연방제형 자치경찰제’는 개헌이 필요한 사안이고, 몇 단계를 뛰어넘는 변화이기에 당정청은 이를 택하지 않았다”면서도 “경찰개혁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정보경찰 혁신 작업이 진행 중이고, 당정청은 이를 확고히 뒷받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문무일 총장은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에 반대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뒤 해외 순방 일정을 도중에 접고 지난 4일 조기 귀국해 여론 설득 방안을 마련하는 데 고심하고 있다. 문 총장은 7일 대검찰청 고위 간부를 소집해 수사권 조정안 공개반발 사태에 관한 후속대책과 국민 여론 설득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수사권 조정안이 중복·남발 수사로 국민 기본권을 침해하고 수사의 비효율성을 초래한다’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김태경 최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