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25일 프랑스 파리 출장을 마친 뒤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국가 기밀을 다루는 외교공무원으로서 의도적으로 기밀을 흘린 경우라고 생각된다”며 “조사 결과가 나오면 세부 사항이 드러나겠지만 장관으로서 엄중하게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정상 간 전화 통화 내용은 ‘누설될 경우 국가안전 보장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3급 비밀에 해당한다. 강 장관은 ‘강 의원과 짜고 폭로할 목적이 있었다고 보느냐’는 기자의 질문을 받고 “어쨌든 기밀을 대외적으로 유출할 때는 의도 없이 그랬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대답했다. 

여야는 ‘국민의 알 권리냐’ ‘외교 기밀 누설이냐’를 놓고 공방을 이어갔다. 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당장 한미동맹 균열의 우려를 알린 강 의원에 대한 겁박과 권력의 횡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외교상 기밀을 누설하거나, 누설할 목적으로 기밀을 탐지 또는 수집한 강 의원에게 ‘외교상 기밀누설죄’를 적용해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제명을 촉구했다. 

민주당은 지난 24일 외교상 기밀 탐지, 수집 및 누설 혐의로 강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유엔 사무총장을 지낸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도 지난 24일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정상 간 전화든 면담이든 기록은 쌍방의 합의가 있어야 발표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기밀로 보존해야 한다. 그건 외교 사회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