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훈·양정철 회동 파문

- 與 “기자 앞 선거 얘기 말 되나”

- 한국당 “文 의중 따른 것 아니냐”

# 한미정상 통화유출 논란

- 민주당 “강경화 책임론은 과도”

- 한국당 “적반하장” 강효상 엄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모두 당내 악재에 휩싸였다. 여야는 당내 파문을 가라앉히려고 서로에 ‘송곳 저격’을 이어가며 ‘고발전’으로 격화되는 형국이다. 민주당은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비공개 회동 파문을, 자유한국당은 강효상 의원의 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 유출 논란을 겪고 있다.

■한국당 “총선 개입 시도”

한국당은 29일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비공개 회동을 ‘국정원의 내년 4월 총선 개입 시도’로 규정 짓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원 관권선거 의혹 대책위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지하 선거 벙커 같은 곳에서 여론을 움직이고 선거를 기획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정보 권력자와 더불어민주당 최고 공천 실세의 어두운 만남 속에 선거 공작의 냄새를 맡을 수밖에 없고 정치 최고의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고 본다”고 비난했다. 황교안 대표도 의원총회에서 “양 원장은 대통령의 복심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과연 이 만남이 혼자서 한 것이겠나”면서 “서 원장은 이미 국정원장으로서 자격을 잃었다. 즉각 물러나야 하고,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다면 대통령이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국회 정상화에 대해 “집권 여당과 청와대의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며 “국회 파행에 대한 명확한 사과와 불법적 패스트트랙의 철회가 있으면 저희는 곧바로 국회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당 강효상 의원의 ‘기밀 유출 논란’에 대해서도 엄호를 이어갔다. 나 원내대표는 “전임 정권의 군사 기밀을 들춰내고, 한일 위안부 합의 내용도 공개했는데 남이 하면 유출이고 내가 하면 폭로인지 적반하장”이라며 “국익 훼손이 아니라 체면이 훼손돼 야단법석인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기밀 유출 물타기 말라”

한국당 강효상 의원의 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 누설행위에 대해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강한 어조로 비판하고 나서면서 여권의 대야 공세는 한층 강경해지고 있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선거·정치 개입 의혹’ 공격에 대해 ‘물타기’로 일축하면서 통화 유출 건에 대한 공세를 강화했다. 한국당이 강 의원의 통화 유출 사건을 덮으려고 서 원장과 양 원장의 회동을 침소봉대하고 있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해 “과연 기자가 있는 곳에서 선거와 관련한 얘기를 할 수 있다는 말인가”며 “자유한국당은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사적 만남을 빌미로 황교안 대표의 실언, 강효상 의원의 기밀 유출 사건을 물타기 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책임론, 서훈 원장의 정보위 출석 요구에 방어막을 쳤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특정 지역 공관에서 일어난 현상에 대해 장관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너무 과도하다”며 “주미대사의 경우 상대적으로 장관보다 책임이 있다. 해외 공관은 공관장인 대사의 책임 아래에 관리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서 원장의 국회 정보위 출석을 요구하는 데 대해 “그럴 만한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