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당 “文, 호국보훈 행사마저
- 북한 정권 비위 맞추기에 동원”
- 차명진 “문재인 빨갱이” 또 막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현충일 추념사에서 항일 무장독립운동가인 약산 김원봉(1898∼1958)의 공적을 언급하면서 김원봉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했다. 항일독립운동 관련 단체는 김원봉 서훈 서명운동을 전개한다고 밝힌 데 이어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은 ‘문재인은 빨갱이’라고까지 주장하며 거세게 반발해 이념 전쟁으로 번지고 있다.

조선의열단기념사업회, 운암김성숙선생기념사업회, 단재신채호기념사업회 등 국내 7개 항일 독립운동 단체는 올해 조선의열단 창단 100주년(11월 9, 10일) 기념사업의 하나로 ‘김원봉 서훈 서명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이들 단체는 오는 8월부터 부산 대구 광주 대전을 돌며 서명운동에 나설 계획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7일 ‘약산 김원봉에게 독립유공자 서훈을 수여해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약산 김원봉은 항일무장투쟁의 상징이었다. 일제가 가장 두려워했던 독립투사 중 한 명”이라며 “월북한 사실이 논란이 되고 있지만, 그가 김일성을 좋아해서 그런 것이 아니었음은 잘 알려져 있다”고 주장했다. 9일 오후 4시 현재 이 글에는 6970여 명이 동의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 김원봉 논란과 관련, “공산주의 침략 세력의 요직 인물을 수많은 전사자 영혼 앞에서 추켜세웠다”고 주장했다. 그는 “추념사에 북한도, 6·25도 없었다. 문재인 정권은 호국의 역사를 저버렸다”며 “호국보훈의달 행사마저도 북한 정권 눈치 보기와 비위 맞추기를 위해 동원해야 했느냐, 나라를 지키다 돌아가신 분이 얼마나 원통하고 분하시겠나”고 비판했다.

한국당 김태흠 의원 역시 이날 성명을 내고 “문재인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사에서 김원봉을 ‘국군 창설의 뿌리’라고 한 것은 역사조작이자 6·25전쟁 희생자를 모독하는 망언”이라며 “김원봉은 자의로 월북해 북한 정권의 핵심 인물이 되어 6·25전쟁 중 대한민국 궤멸에 앞장서 ‘노력 훈장’을 받았고 전쟁 동원을 모두 책임지는 노동상까지 지낸 대한민국의 ‘대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국당 차명진 전 의원은 지난 6일 페이스북에 처음 올린 글에서 ‘탄핵 대상’이라고만 썼다가 8회의 수정을 거쳐 ‘문재인은 빨갱이’라고 주장해 또다시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