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달 2일 韓 백색국가 제외 전망
- 양국 관계 걷잡을 수 없이 악화
- 방콕 아세안지역안보포럼 전
- 한미일 외교장관 만남 가능성 커
- 한일 특사 교환 여부는 못 밝혀”

- 당·정·청, 日 경제보복 대책 마련
- 백색국가 제외 결정 직후 발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30일 “일본이 우리나라를 수출심사 우대 대상인 화이트 리스트(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하면 양국 관계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에 대해 “상황 전개에 따라 (협정 폐기를) 검토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당·정·청은 일본의 화이트 리스트 배제에 대비해 ‘반도체 등 부품·소재·장비 경쟁력 강화 종합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일본이 다음 달 2일 우리나라에 대한 화이트 리스트 제외 결정을 단행하면 한일 관계는 급격히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GSOMIA 전략적 사고 필요

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일본의 화이트 리스트 배제 가능성과 관련,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다음 달 2일 각의(국무회의)에서 한국을 수출허가 신청면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강 장관은 일본의 경제 보복에 관한 대처 방안에 대해서는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일본 정부의 부당성을 설명하고 일본의 입장 변화를 압박하는 적극적인 역할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GSOMIA 유지 여부와 관련, “지금으로선 협정 유지 입장”이라면서도 “우리 정부의 입장을 상황에 따라 언제 어떻게 전달하고 발표할지는 전략적인 사고가 필요하다”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더불어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최재성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GSOMIA의 전제는 양국 간 신뢰인데, 신뢰가 깨지고 어떻게 안보와 관련된 협정을 유지할 수 있겠나”며 “GSOMIA는 일본의 경제 침략이 지속하는 한 유지되기 어렵다”고 강경론을 폈다.

강 장관은 주한 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해 “합리적 수준의 공평한 분담금을 향해 협의해 나간다는 데 (양국이)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백악관이 우리나라에 방위비 분담금으로 50억 달러(한화 5조9000억 원)를 요구하기로 잠정 결정했다는 보도와 관련, “지난주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구체적 액수에 관한 협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다음 달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회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한일 양국이 무역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두 차례 이상 특사 교환을 했다’는 전날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외교부 장관 회담을 위해 실무접촉은 계속하고 있지만 (한일특사와 관련한) 보도 내용에 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당·정·청, 일본 대응책 마련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결정 나면 그 직후 당·정·청협의를 통해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정·청 종합대책에는 다양한 분야의 핵심 부품·소재·장비 경쟁력 강화 방안이 폭넓게 담긴다. 또 예산·세제·제도·입법 지원 방안이 총망라된다. 예산 지원 방안의 경우, 부품·소재·장비 개발 집중 투자 계획이 마련된다. 이미 이번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시급한 관련 예산 2731억5000만 원의 증액을 요구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주력 신산업 분야 장비 지원, 국산화가 시급한 분야 혁신개발 지원 등 3개 부처 10개 사업이다. 당·정·청은 내년 본예산부터 지원 분야를 더욱 확장하고 연 1조 원으로 지원 규모도 늘리기로 했다. 일본의 규제 대상에 오를 수 있는 100여 개 품목을 중심으로 연구·개발(R&D), 상용화를 지원하는 게 핵심이다.

세제 지원 방안은 R&D 세액공제 확대가 골자다. 제도 지원 방안으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력하기 위한 컨소시엄 구성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2021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되는 법안인 소재·부품 전문기업 등의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소재부품특별법)을 상시 법으로 전환하고, 소재·부품뿐 아니라 장비까지 지원 대상으로 추가하는 내용의 법 개정도 추진할 예정이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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