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 연구소 전문가 민간 파견
- ‘기업 육성법’ 상시법 전환 계획
- 연구·개발 ‘산업 컨소시엄’ 구축
- 이 총리 “전화위복 계기 삼을 것”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4일 일본의 경제 보복성 조치에 맞서 내놓은 대책의 골자는 ‘기술 자립’이다. 기술 자립을 최우선 순위로 올려 예산·법령·세제 등 가능한 정책 수단은 모두 동원하겠다는 뜻이다. 당·정·청의 대책은 민주연구원이 국내 4대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싱크탱크 등에서 모은 현장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지난 2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우대국가 목록) 배제가 결정된 지 이틀 만에 국회에서는 고위 당·정·청 협의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화이트리스트 배제는 한국에 대한 경제 전쟁을 선포한 명백한 도발 행위”라며 “이럴 때일수록 당정청의 노력이 선행돼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일본이 외교적 협의도, 미국의 중재도 일부러 외면하고 우리에게 경제 공격으로 직행했다”며 “정부는 일본의 경제 공격에 관한 상세한 산업 대책을 착실히 이행해 전화위복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정·청은 이날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1 과제로 중소 부품·소재 기업의 ‘연구 인력 지원’을 내걸었다. 기술 독립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의 연구 개발이 중요하다는 업계의 의견을 받아들인 것이다. 연구 인력을 지원하려는 방안으로 공공 연구소의 전문 인력을 민간에 파견하기로 했다.

수요 기업과 공급 기업이 협업하는 ‘산업 컨소시엄’도 구축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피해 기업의 유동성 확보를 위한 금융 지원도 확대한다. 2021년 일몰 예정인 소재·부품기업 육성 특별법도 소재·부품·장비로 범위를 확대하고 상시 법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앞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지난달 22일부터 중소기업연구원, LG경제연구원 등을 차례로 방문해 ‘경청 간담회’를 열었다. 이어 정책위는 민주연구원을 통해 각 싱크탱크의 제안을 전달받고 당·정·청 협의를 거쳐 최종 결정에 이르렀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 가능성도 언급됐다. 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고위 당·정·청 협의회 직후 브리핑에서 “추후 정부에서 종합적인 검토가 있을 것”이라며 “일본의 이번 조치는 한일 관계에 건강한 미래를 사실상 파괴하는 것이고 우호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양국 간 의견(논의), 협력이 의미 있겠느냐는 근본 문제가 제기됐다”고 말했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