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만료… 정부 폐기 ‘만지작’
- ‘양국 윈윈 구조’ vs ‘한국 유리’
- 효용성 놓고도 의견 엇갈려

정부가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을 파기할 수도 있다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로써 우여곡절을 끝에 탄생한 지소미아는 한일 갈등 속에 2016년 체결된 지 3년 만에 존폐 갈림길에 섰다. 지소미아 만료 시점은 오는 24일. 정부는 조만간 파기 또는 재연장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협정 연장시한 90일 전 어느 쪽이라도 파기 의사를 서면 통보하면 종료된다.

한·미·일 간 안보 공조체제의 균열을 우려하는 미국을 의식해 일단 지소미아의 틀을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명단)’에서 한국을 배제해 양국의 신뢰가 깨진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생기지 않는 한 양국이 계속해서 이 협정을 통해 민감한 군사 정보를 주고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협정의 연원은 30년 전인 1989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노태우 정부는 대북 군사정보 필요성에 따라 먼저 일본에 협정 체결을 제안했지만, 일본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 들어 협정이 재추진돼 2012년 6월 성사 직전까지 갔다. 그러나 협정을 논의하는 과정이 비공개로 이뤄지면서 밀실 추진 논란이 제기돼 무산됐다. 민감한 군사 정보를 일본과 공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국민적 반일 감정도 한몫했다.

지소미아 재추진이 결정된 것은 2016년. 북한의 4, 5차 핵 실험과 잇따른 탄도미사일 도발 속에 한·미·일 안보 공조 필요성이 부각되면서다. 북한 문제를 이유로 한·미·일 3각 공조를 강화해 ‘대중 봉쇄망’을 강화하려는 미국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미·일 간에는 2014년 말 체결된 정보공유 약정이 존재했지만 미군은 한일 양국이 직접 군사 공조체제를 구축하기를 원했다. 반대 여론 속에서도 지소미아 협정은 정부가 재추진을 선언한 지 27일 만인 2016년 11월 23일 속전속결로 체결됐다.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으로 정국이 어수선했던 시절이어서 ‘졸속 협상 ’‘매국 협상’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양국은 지소미아 체결 이후 최근까지 총 26건의 정보를 교류했다. 지소미아는 양국이 북한의 핵·미사일과 관련한 2급 이하 군사비밀 공유를 위해 지켜야 할 보안 원칙을 담고 있다. 2016년 1건, 2017년 19건, 2018년 2건, 2019년 4건(8월 2일까지 포함) 등이다.협정을 놓고 ‘큰 도움이 된다’는 의견과 ‘한국이 손해’라는 의견이 엇갈린다.

김해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