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6일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결정적 한방 없는, 맥 빠진 청문회라는 평가가 나온다. 야당 내에서 조차 ‘맹탕청문회’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야당 지도부의 전략 부재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여당은 조 후보자 본인의 결격 사유가 없다는 것이 입증된 만큼 조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하는 것에 힘을 싣고 있다. 이날 동남아시아 3개국 순방에서 돌아온 문재인 대통령도 국회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 시한인 6일을 지난 뒤에는 본격적으로 임명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야당은 요청한 자료 제출이 없었다는 점을 들어 조 후보자의 답변이 불충분했다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자신이 이날 오후에 출생 장소와 신고일, 신고인 등이 나오는 가족관계등록부를 요구했는데 전혀 관계없는 서류를 제출했다며 조 후보자가 낸 자료를 찢기까지 했다. 김 의원은 조 후보자 딸의 초등학교 입학과 의전원 입학을 위해 생년월일을 앞당겼다가 뒤로 미룬 정황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가족관계등록부 제출을 요청한 바 있다.

■청문회 초반 달군 동양대 총장 표창장 논란

　동양대 총장 표창장과 관련해 한국당은 왼쪽 상단에 일련번호가 적혀 있고, 최성해 총장 이름 앞에 ‘교육학 박사’가 기재돼 있어야 하는데, 조 후보자 딸이 받았다는 표창장은 일련번호가 없고 교육학 박사가 빠져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위조된 표창장을 부산대 의전원 입시에 제출했다면 사문서 위조 혐의에 국립대인 부산대의 입시를 방해한 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당은 아울러 동양대 영어영재교육센터를 처음 세운 김주식 교수가 ‘센터 강사는 원어민 교수가 맡았고 보조는 조교나 강사가 직접 했기 때문에 외부 봉사 자체가 필요 없는 시스템’이라고 밝힌 점도 언급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제 아이는 중고등학생 프로그램에 갔다”며 “표창장을 발급해주는 주체도 영재교육원이 아니라 어학교육원으로, 전혀 다른 말씀을 하고 계신다”며 “저희 아이가 경북 지역 청소년들의 영어 에세이 첨삭 등 영어 관련해 여러 봉사활동을 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최성해 동양대 총장이 조 후보자의 전화를 받은 것이 위증교사, 증거인멸 교사 혐의가 있다고 공격했다. 김진태 의원은 최 총장의 언론 인터뷰를 인용하며 “이게 바로 묵시적인 협박이자 강요죄니, 오늘 후보자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이에 “제 처와의 통화 끝에 제가 넘겨받아 짧게 통화한 것”이라며 “제 처가 놀란 상태에서 이런저런 얘기와 함께 (최 총장에게) ‘위임하지 않으셨습니까’라고 말하길래 전화를 넘겨받아 ‘총장님, 제가 거짓말하라고 말씀 못 드리겠고 조사를 해서 사실관계를 밝혀주십시오’라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PC 반출 의혹에 ‘포렌식’까지 언급

　한국당은 조 후보자의 딸이 한영외고 2학년 재학 중 제1저자로 등재된 영문 의학 논문의 파일 정보 작성자와 최종 저장자에 ‘조국’이라고 기록된 사실을 언급하며 조 후보자가 대신 써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진태 의원은 “집에 있는 PC로 작성했다는 파일은 서울대 법과대학 PC로 작성된 것이 포렌식을 통해 나왔다”고 공격했고, 조 후보자는 “집에 제 PC가 두 대 있는데 서재에 있는 컴퓨터는 제 처도 쓰고 아이도 함께 쓴다”며 자신이 딸의 논문에 도움을 줬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김 의원이 ‘포렌식’을 언급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검찰이 조 후보자의 개인 PC 포렌식 자료 등을 포함한 수사 내용을 일부 야당 의원들과 언론에 공개하고 있다는 문제제기를 했다. 검찰은 포렌식 자료 유출 논란이 확산하자 ‘유출된 사실이 없다’고 곧바로 해명에 나섰다.

　한편, 조 후보자는 또 아내인 정 교수가 압수수색 전에 동양대에서 PC를 갖고 나와 증거인멸 혐의를 받는다는 야당의 추궁에 대해서는 “여러 언론의 취재로 난감한 상태였다. 본인도 자기 연구실에 있는 PC 내용을 보고 점검해야 하지 않았겠나”라며 “하지만 연구실에 출근할 수 없는 조건이라서 PC를 가지러 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대법원 강제징용 판결엔 “존중돼야 한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정책 질의도 있었는데, 무소속 박지원 의원의 대법원 강제징용 판결과 관련한 질의에 조 후봐는 “별도로 외교적으로 협상이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며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은 반드시 존중돼야 한다. 취지는 지켜져야 한다. 판결 자체를 우리 정부가 절대 스스로 부정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동성혼 도입과 관련해서는 “아직 이르다”며 “동성애는 법적 허용 여부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후보자는 또한 자신이 장관이 된다고 해도 자신의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와 검찰 개혁을 거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법무부 장관이 된다면) 마지막 공직이라고 생각하고,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을 해보겠다”고 덧붙였다.

■11명 증인 중 웅동학원 김형갑 이사만 유일하게 출석

　이날 청문회에는 여야가 소환키로 합의한 증인 11명 중 1명만 출석했다. 조 후보자의 딸 논문 등재나 입시 의혹과 관련한 장영표 단국대 교수와 노환중 부산의료원장 등은 불참했고, 조 후보자와 배우자, 자녀들이 투자했던 사모펀드 특혜 의혹 관련 증인들도 모두 나오지 않았다.

　이날 출석한 김형갑 웅동학원 이사는 ‘학교법인을 개인 재산처럼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한 조 후보자 말은 어불성설인가’라는 한국당 김도읍 의원의 질문에 “그 이야기는 이론상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웅동학원이 진 빚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을 수 있고, 사비도 들어갔을 수 있다”며 “모든 결과를 이사회에 내놓고 사정을 투명하게 설명했으면 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이사는 웅동학원이 지역민들의 피와 땀이 젖어 있고 한 푼씩 모아 세운 것임을 강조하며 “조 후보자가 자기 조상 때부터 (운영) 했다는 이야기를 했을 때 진짜 듣기 거북했다”라고 밝혔다. 김 이사는 그러나 한국당이 ‘조 후보자 측이 소송에 제대로 대응을 하지 않아 100억 원의 채무를 안게 된 것을 아느냐’는 질문에는 “그 사실에 대해서는 제가 잘 모른다”고 답했다.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