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기초의회 대부분이 내년 의정비 인상을 추진해 논란이 예상된다. 구·군의회가 내실 있는 활동을 하도록 의정비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인상에 앞서 의정 활동 성과부터 먼저 보여야 한다는 의견이 맞선다.

부산 북 강서 사상 등 14개 구·군의회는 내년도 기초의원 의정비를 지난해 공무원 보수 인상률(1.8%) 범위 내에서 인상할 방침이라고 3일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도 각 구·군의원 의정비는 월 240만~360만 원에 이를 전망이다. 의정비를 동결하는 기초의회는 서구와 동구 2곳에 불과하다.김태식 북구의회 의원은 “내년에 의정비가 월 3만~4만 원 오른다. 지역구 관리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 현재 의정비는 충분치 않고, 특히 다른 일을 하지 않는 전업 구의원은 경제적인 어려움을 호소한다”며 “구의원은 주민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일하는 만큼 의정비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적은 의정비는 전문가의 출마에 걸림돌이 된다는 주장도 있다. 김경옥 강서구의회 의원은 “지방의회가 의정 활동에서 성과를 내려면 여러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이들이 구의원으로 나서야 한다. 하지만 현재의 의정비로는 생계 유지도 빠듯하니 출마할 리가 만무하다”고 말했다.

각 구·군의원이 한목소리로 의정비 현실화를 외치지만, 구·군 재정자립도와 의정비를 연동하는 것에는 부정적이다. 조병길 사상구의회 의원은 “광역시와 구·군은 세입 구조가 다르고 저소득층이 밀집한 곳은 재정자립도가 특히 더 낮다. 그런 구일수록 기초의원의 역할이 중요한데 재정자립도가 낮다고 의정비를 삭감하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고 반박했다.

의정비 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의정비 인상은 일정 부분에선 필요하다. 그 전에 주민이 기초의회의 효용성을 체감하도록 지방의회가 노력하는 게 먼저”라고 지적했다. 적절한 의정비 없이 기초의원이 의정 활동에 충실할 것을 기대하는 건 무리라는 의견도 나온다. 부경대 차재권(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의정비 인상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건 정치혐오의 한 모습이다. 생활 기반을 마련해주지 않고서 역할 수행을 기대하고 청렴을 요구하는 건 옳지 않다”며 “현실적인 의정비를 지급하고, 제도 개선을 통해 일하는 기초의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

부산지역 기초의회 의정비 현황  (인상 ↑, 동결 ○ ) 구·군 해운대구 ↑ 사상구 ↑ 사하구 ↑ 부산진구 ↑ 동래구 ↑ 강서구 ↑ 금정구 ↑ 남구 ↑ 수영구 ↑ 북구 ↑ 동구 ○ 영도구 ↑ 기장군 ↑ 서구 ○ 중구 ↑ 연제구 ↑ 올해 의정비 364만290원 365만3020원 355만9830원 347만8500원 345만4200원 346만1000원 343만7810원 341만6580원 334만830원 333만6910원 322만4160원 314만7600원 313만3378원 315만6000원 307만6000원 236만2620원 내년 의정비 368만20원 360만7450원 360만4100원 352만1313원 352만110원 350만3000원 347만9890원 345만8270원 338만1160원 337만7170원 322만4160원 318만4457원 316만9978원 315만6000원 311만1000원 240만2780원 재정자립도 29.12% 18.97% 16.73% 19.98% 16.46% 39.7% 22.78% 22.83% 22.91% 15.59% 15.64% 13.97% 13.97% 16.32% 22.2% 17.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