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예비후보 44명 검증 통과
- 다중 전과 부적격자 포함 논란
- 차관급 발탁 등 당내 분란 가중

내년 4월 총선이 3개월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부산 더불어민주당이 ‘승리 비책’을 마련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바람몰이를 할 수 있는 인재영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최근 실시한 비공개 여론조사에서도 부산 민심이 마음을 열지 않고 있는 것을 재확인했기 때문이다.

29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21대 총선 인재영입식에서 인재영입 2호로 선정된 원종건(앞줄 가운데) 씨가 이해찬 대표 등 관계자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29일 복수의 부산 민주당 인사들에 따르면 민주당 부산시당은 이번 달 중순께 현역 지역구 5곳을 비롯해 대다수 부산 지역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지난 7월과 10월에 이은 3차 조사로 부산시당이 실시한 총선전 마지막 조사다.

최근 결과가 나오면서 민주당 인사들의 고민이 더욱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조사는 민주당 현역·원외위원장과 한국당 현역·원외위원장의 가상 대결 방식으로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결과는 기대에 못미쳤다는 것이 민주당 인사들의 전언이다. ‘조국 역풍’이 강하게 불었던 10월 조사 때 대부분의 민주당 후보가 한국당에 고전하는 것으로 파악됐는데, 이번 조사에서도 상황이 녹록치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는 것이다. 한 민주당 인사는 “안심할 수 있는 곳이 없다고 보면 된다. 여론조사 결과가 좋지 않다보니 다들 쉬쉬하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남구는 이번 조사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구 획정이 유동적이라는 것이 이유로 알려졌지만, 한국당 주자들에게 공세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이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는 것은 ‘조국 역풍’이 이어지는 데다 ‘유재수 사건’까지 겹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보다 약해지긴 했어도 아직 부산 보수층의 위력이 만만치 않은 정치 환경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민주당 핵심 인사는 “어려운 것은 맞지만, 10월 조사에 비해서는 다소 나아졌다. 앞으로 상황이 좀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재영입을 통한 흥행 요소가 없는 것도 부산 민주당이 여론을 반전시키지 못하는 요인으로 해석된다. 신공항 등 정책적 요인이 불투명한 상황인데 인재 영입도 지지부진해 국면 전환 카드가 마땅치 않아서다. 정부 부처 차관급 인사 영입을 둘러싼 당 안팎의 논란도 커지고 있다. 총선용 카드로 보기에는 존재감이 약한데 당내 분란만 가중시킨다는 것이다. 특히 지역 국회의원이 부산 인재 영입에 직접 개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원외 인사들 사이에서 “저의가 뭐냐”는 불만도 나온다.

한편 부산지역 민주당 예비후보 44명은 1, 2차 검증에서 당 자격 검증을 모두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7건의 다중 전과가 있는 후보까지 포함돼 당 검증 잣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당 검증위는 젠더 검증, 막말 검증 등을 위해 현장검증까지 실시하는 등 요란을 떨었지만, 정작 당규에 명시된 부적격 후보도 걸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박태우 정유선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