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유력 차기 대선주자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4·15 총선 출마지를 놓고 여러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총선 출마자들이 이른바 ‘황교안·안철수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민주당 전재수(부산 북강서갑) 의원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 전 대표의 출마 유력 후보지로 부산을 꼽은 언론 보도를 링크하며 “안철수 대표님, 환영합니다. 부산 북구로 오세요”라고 적었다. 이번 주중 귀국 관측이 나오는 안 전 대표의 총선 출마 후보지로 서울과 부산이 꼽힌 데 따른 반응이다.

안 전 대표는 아직 총선 출마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정치권에서는 그의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안 전 대표가 부산에 출마한다면 그의 인지도나 정치적 중량감을 감안하면 부산 전역이 후보지가 될 수 있다. 특히 부산진은 태어나고 자란 곳이고, 북강서갑은 부산 야권의 최대 험지로 꼽힌다는 점에서 출마 가능성이 있는 곳으로 거론된다. 전 의원이 아직 거취도 명확치 않은 안 전 대표를 향해 도발한 것은 ‘거물급 마케팅’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성사여부가 불투명한 안 전 대표와의 대결을 끌어다가 자신의 몸값을 올리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현재 북강서갑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방증 아니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자유한국당 박민식 예비후보는 전 의원과의 4번째 맞대결을 통해 20대 총선 패배를 설욕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수도권 민주당 주자들은 ‘험지’ 출마를 선언한 황교안 대표를 홍보에 역이용하고 있다. 황 대표는 이낙연 총리와의 ‘종로 빅매치’가 예견됐으나,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종로보다 더 험한 곳이 많다”고 밝혀 그의 출마지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서울 용산, 구로을, 강남을, 양천갑 등이 후보지로 꼽힌다.

서울 용산 출마를 준비 중인 권혁기 전 청와대 춘추관장은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황 대표가 용산에 온다면 골리앗을 맞는 다윗의 자세로 경쟁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민주당 황희(양천갑) 의원은 자신의 SNS에 “(황 대표가 양천갑에) 나온다면 모든 경험을 쏟아 부어 세게 붙어보겠다”고 선전포고를 했다. 강남을을 지역구로 둔 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 “‘한국당 대표 폭탄’이 떨어져도, 당당하게 승리를 완수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들 역시 황 대표를 끌어들여 당내 공천을 앞두고 주목도를 높이면서 자신의 주가를 올리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