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지모임인 산악회에도 발걸음
- “되레 불이익 받을 것” 관측도

- 김 위원장 “사랑해도 칼날 간다”
- 김 의원 “오로지 애국·양심 판단”

부산 출신인 김형오 전 국회의장과 김세연 의원이 자유한국당 4월 총선 공천의 열쇠를 쥐게 되면서 ‘김형오-김세연 줄대기’를 위한 후보들의 물밑 움직임이 뚜렷해 지고 있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과 김세연 의원은 부산에서 오랫동안 정치 활동을 해와 부산 인맥의 범위가 폭넓고 다양하다. 김 위원장과 김 의원의 ‘부산 인맥 거리두기’가 한국당 부산 공천의 성패와 직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4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공천 심사가 본격화되면서 부산 후보들의 ‘김형오 고리 찾기’가 분주해지는 모습이다. 부산 후보들이 김 위원장의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였던 부산 영도의 한 측근 인사와 만나기 위해 잇따라 일정을 타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특히 김 의장 지지모임으로 알려진 영도의 한 산악회에도 요즘 부쩍 한국당 후보들의 발길이 잦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서울에서도 국회의원 시절 한 측근 인사와 만나기 위한 후보들의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과 같은 시기 의정활동을 한 인사를 중심으로 ‘공천 혜택’를 기대하는 기류도 역력하다. 김 위원장은 14대부터 18대까지 부산 영도에서 내리 5선을 했고, 18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뒤 19대 총선에 불출마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 직후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부산의 한 중진 의원은 “의정활동을 할 때 김 의장과 관계가 나쁘지 않았다”고 관계를 부각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한나라당(현 한국당) 원내대표 시절 함께 당직을 맡았던 인사도 ‘김형오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일부 후보들은 김세연 의원과의 인연에도 기대를 거는 눈치다. 일각에서는 김세연 의원의 부산시당위원장 시절 함께 당직을 맡은 인사들이 공천에서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당시 김 의원은 시당 수석부위원장 대변인단 디지털위원회 청년위원회 여성위원회 등에 신인 청년 여성을 대거 임명했고, 이들 일부가 현재 한국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다.

하지만 ‘김형오·김세연 고리’가 오히려 공천에서 불이익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김세연 의원은 공관위원에 임명된 직후 “오로지 애국심과 양심, 이 두가지만 갖고 직무에 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깐깐한 원칙주의자’로 정평이 난 김형오 위원장도 공관위원 구성직후 “사랑하는 사람한테도 칼 날이 갈 수 있다” “오늘이후 찾아오는 분이 있다면 불이익을 감수하라”고 경고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