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언주 낙동강벨트 투입 가능성

4월 총선 부산 울산 경남(PK) 선거 승리를 위한 자유한국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의 구상이 헝클어졌다. PK험지에 출마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됐던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최고위원은 끝내 ‘고향 출마’를 고수했다. 서병수 전 부산시장, 전진당 이언주 의원, 나동연 전 양산시장 등이 김 위원장 공천 구상의 ‘플랜 B’가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 위원장의 한국당 PK공천의 큰 그림은 ‘대표급 인사 험지 차출 및 신인 집중 투입’으로 요약된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공천 구상은 첫 단추부터 일단 꼬였다. 김 위원장이 전날 밀양과 거창을 직접 찾아가 홍 전 대표와 김 전 최고위원의 험지 출마를 거듭 요청했지만, 두 사람은 10일 재차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고향 분들과의 마지막 ‘약속’ 꼭 지키고 싶다”고 했고, 홍 전 대표도 “고향 출마 한 번쯤은 해도 될 자격이 있다고 본다”며 밝혔다. 김 위원장도 이들에 대한 미련이 없음을 피력했다. 그는 공관위 회의 직후 “늦어도 내일까지는 답변을 해오리라 기대하고 있다”고 최후 통첩을 했다. 언론을 통해서는 “강물을 헤엄쳐서 건널 것인지, 개울물에 빠져 죽을 것인지는 본인들의 선택에 달렸다”고 컷오프 가능성도 시사했다.

관심은 누가 이들을 대신해 PK험지에 나설 것이냐다. 이른바 ‘김형오의 플랜 B’에 관심이 집중된다. 김 위원장은 홍 전 대표와 김 전 최고위원에게 수도권과 함께 김해 양산 등 낙동강벨트 출마를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대안으로 전진당 이언주 의원이 거론된다. 이 의원은 부산 중영도 출마를 원하고 있지만, 이 의원의 인지도와 팬덤을 감안하면 부산 민주당 지역구나 북강서을 등 낙동강벨트 최일선에 서야한다는 주장이다. 서 전 시장의 북강서을 차출론 역시 같은 이유로 제기된다. 민주당이 김두관 의원을 꽂은 양산을에는 나동연 전 양산시장의 결심에 이목이 쏠린다. 나 전 시장은 총선과 함께 치러질 가능성이 있는 양산시장 재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다만, 나 전 시장은 이날 “당이 결정하면 꽃길이 아니라 폭탄을 안고 가야 하는 길이라도 따르겠다”고 말했다.

‘이언주·서병수·나동연 카드’의 강·약점이 분명해 김 위원장이 꺼내기가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이 의원은 부산 선거를 진두지휘하기 위해 연고가 없는 곳에 갈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북강서을과 양산 등에 아예 신인을 투입해 판갈이를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