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에 영입된 태영호(58)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는 4·15 총선 지역구 후보로 나서겠다며 11일 출마를 선언했다.
태 전 공사가 당선될 경우 최초의 탈북민 출신 지역구 의원이 된다.
태 전 공사는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회 의정활동을 통해 ‘통일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저의 모든 신명을 바쳐, 이 새로운 도전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태 전 공사는 총선에서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 후보로 출마한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그를 첫 번째 우선추천(전략공천) 대상으로 서울에 배치할 계획이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전날 태 전 공사 영입을 발표하면서 “(탈북·망명자 중) 지역구에 출마해 당당히 유권자 심판을 받겠다고 자처한 사람은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태 전 공사는 회견에서 “제가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 당선된다면, 그것도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된다면 북한 체제와 정권의 유지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북한 내 엘리트들, 세계 각국에서 근무하는 저의 옛 동료들인 북한 외교관들, 특히 자유를 갈망하는 북한의 선량한 주민들 모두 희망을 넘어 확신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에 제가 북한 인권과 북핵 문제의 증인이었듯, 북한에는 자유민주주의와 대의민주주의의 증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평생을 북한 외교관으로 활동했던 태영호 같은 이도 대한민국의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으로, 대한민국 국민들에 의해 직접 선출되는 지역의 대표자로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을 북한 주민들과 엘리트들이 확인하는 순간, 우리가 바라는 진정한 통일은 성큼 한 걸음 더 다가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 이후 가장 높은 직위의 탈북 인사인 태 전 공사는 주영북한 대사관에서 일하던 2016년 가족과 함께 망명했다. 그는 이날 “서울 생활을 시작한 이후, 각종 세미나와 언론 기고 등을 통해 북한 정권의 전략과 의도를 알리고, 이를 정부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그러나 불행히도 현재의 대북 정책과 통일 정책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만 있다”고 현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이날 북한 비핵화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저는 대한민국에 도착한 날부터 시종일관 북한 김정은 정권은 비핵화 의지가 없다고 얘기했다. 현실적으로 모든 국민들이 김정은이 지금 비핵화를 위해 그 어떤 움직임이나 조치를 하지 않는다는 걸 목격했다”고 지적했다.
한국당은 태 전 공사를 당선 가능성이 높은 서울 강남 지역 투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호 문제로 선거운동 및 의정활동에 제약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