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한 차례 연기돼 이달 말 종료 예정이던 감사원의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타당성 감사가 시한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19일 올해 감사원 운영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관련 감사와 관련해 “현실적으로 2월 말이라는 시한 내에 최종 결과를 발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국회는 지난해 9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월성 1호기 폐쇄 결정에 문제가 있다며 감사원에 감사를 요청했다. 감사원은 감사 요구를 받은 날로부터 3개월 안에 감사결과를 국회에 보고해야 하는데, 지난해 12월 시한을 지키지 못하고 감사 기간을 2개월 연장했다.

　최 원장은 “이 사안은 과거 국회가 요구하는 감사 사항에 비해서 감사 내용이 복잡하다”며 “감사기간을 연장했는데 이를 지키기 어려운 점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정권이 바뀐 다음에 감사 사항이 달라질 것이라는 말도 있었지만, 누가 감사해도 결론이 달라지지 않도록 충실히 감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원장은 “사건 초기 단계에서 자료 제출이 충분하지 않았고, 담당자들이 컴퓨터를 동의 하에 받아와 포렌식을 실시해 자료를 수집하고 지난 1월 22일 실지감사를 종료했다”고 전했다. 또 조기 폐쇄 결정의 근거가 됐던 회계법인의 경제성 평가 보고서의 적정성 여부에 대한 연구용역 결과도 이달 초 감사원에 넘겨졌고, 한수원 자체 경제성 평가 자료, 회계법인 경제성 평가 보고, 원전 가동 수익의 지속 감소 등은 확인이 됐지만 그 자체만으로는 결론 도출이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월성 1호기 감사 결과가 4·15 총선 전에 나올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최 원장은 “총선을 의식하는 순간 정치 기관이 되기 때문에 고려하지 않는다”며 “국회에 가서 또 양해를 구해야 한다. 시한을 지키는 것이 도리인데, 여러 제약이 있고 감사사항의 복잡성, 대상기관의 협조 등(의 문제가 있고), 책임을 미루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과거 메르스 사태 이후 ‘메르스 예방 및 대응 실태’라는 감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는데,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서도 사태가 진정된 뒤 살펴볼 계획이다. 최 원장은 전날 적극행정 방안 논의를 위해 정세균 총리와 회동을 한 것이 독립적인 헌법기관장으로서 부적절한 측면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감사 적극행정을 유도하고 지원하는 새로운 감사원의 변화를 공직사회에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필요가 있어 총리의 회동 제안에 호응했다”고 설명했다.

　최 원장은 이와 함께 권력기관 감사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도 대상이 되는지와 관련된 질문에 “공수처도 국가기관이기 때문에 당연히 감사 대상이 될 것”이라며 “공수처에 대해서도 현재 검찰에 대해서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관 관련 내용, 재무 감사 등이 감사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편 감사원은 이날 올해 감사운영 방향으로 ▷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 ▷저출산 위기와 인구구조 변화 대비 ▷정책 체감도 제고 ▷엄정한 공직기강 확립 등을 발표했다.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