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4·15총선에서 내놓은 부산 울산 경남(PK) 핵심 공약이 재탕이거나 실현 가능성이 작다는 비판을 받는다. 양당이 그린 부산의 청사진이 ‘선거용’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언 발에 오줌 누기식 대처에서 나아가 실천 전략을 세밀하게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9일 부산 연제구청 2층 대강당에서 선관위 관계자들이 사전투표소 설치 작업을 마친 뒤 모의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선거 사무원은 안면보호구와 마스크, 장갑을 착용하며 유권자는 마스크와 투표소에서 제공하는 일회용 장갑을 착용하고 투표에 임한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이번 총선에서 양당이 발표한 지역 핵심 공약은 민주당의 ‘부울경 메가시티 추진’과 통합당의 ‘부산해양특별시 추진’이다.

부울경 메가시티 추진전략은 ‘하나의 지역, 하나의 팀’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2030년까지 경제를 바탕으로 한 공동체를 만들자는 제안이다. 세부 추진과제로는 ▷혁신생태계 조성을 통한 산업경쟁력 강화 ▷교육혁신으로 인재 육성 ▷동북아 물류 플랫폼 구축 ▷광역교통 체계, 재난관리 체계 구축 등이 포함된다. 통합당이 내놓은 부산해양특별시 추진은 해양항만도시 부산에 대한 행·재정 특례를 만들어 부산이 해양산업기지로서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주요 내용은 부산해양특별시 지정과 함께 ▷항만시설 해양자원 및 해양산업 관련 기업의 조세 부담 감면 ▷부산 내 첨단해양과학기술단지 조성 등이다.

두 공약은 부산 혹은 부울경이 나아가야 할 큰 그림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자아낸다. 특히 10여 년 전부터 거론되던 해묵은 담론이자 선거철만 되면 나오는 공약이기도 하다.

부산해양특별시는 2005년 17대 국회 때 유기준 의원이 발의하면서 논의가 시작된 이후 2017년 부산시가 ‘부산해양특별시 설치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까지 제안할 정도로 구체적으로 거론됐지만 결국 없던 일이 됐다. 타 시·도와의 형평성 문제를 넘어서지 못한 게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은 지금도 마찬가지여서 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가 숙제다.

메가시티 추진 전략은 이번에 ‘메가시티’라는 새로운 개념이 제시되긴 했으나 경제공동체가 중심 화두라는 점에서 이명박 정부 시절 거론되던 ‘5+2 광역경제권 개발’과 오버랩된다. 특히 광역화는 부울경이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시·도의 이해관계가 워낙 복잡하게 얽혀 20년 넘게 제자리걸음인 사안이다. 따라서 막힌 물꼬를 틀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쓴소리가 나온다.

박재율 지방분권전국회의 상임공동대표는 “양당의 공약은 거시적 차원에서 방향성은 맞다. 그러나 내용이 새롭지 않은 데다 구체적인 실천 비전도 부족하다”며 “총선임에도 공약은 구청장이나 지방의원 단위에서 내야 할 공약을 답습하는 경우가 많다. 헌법 기관으로서 비전이나 인식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