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치소 이전 저지-성사 2라운드
- 김기현 “선수 우선 배정 따라야”

여야가 ‘법사위 쟁탈전’에 돌입한 가운데 국회 법사위원장 자리를 놓고 부산 울산 경남(PK) 미래통합당 중진들간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왼쪽부터 김도읍, 장제원, 김기현

20대 국회 법사위에서 활약했던 3선의 김도읍(부산 북강서을) 장제원(사상) 의원 외에 21대 국회에 재진입한 4선의 김기현(울산 남을) 당선인까지 가세하면서 PK 내부경쟁으로 가는 모양새다. 아직 원구성 협상 전이라 법사위를 야당이 가져올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당사자들은 “자리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지만 물밑에선 자신이 적임자라며 수싸움을 벌이고 있다.

20대 국회에서 사상에 있는 부산 구치소 등 교정시설의 통합 이전을 놓고 정면 충돌했던 김도읍 장제원 의원은 법사위를 사수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강서구로의 교정시설 통합 이전을 성사시켜야 하는 장 의원과 저지하려는 김 의원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21대 국회에서 2라운드를 벌일 가능성이 높다.

김 의원은 12일 법사위원장직에 대해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다. 원 구성 협상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조율이 되지 않겠느냐”며 말을 아꼈다. 그는 다만 “원내수석부대표 시절 잠시 비운 것 외에는 19, 20대 연속으로 법사위를 지켰다”면서 “다른 분들은 잠깐 하시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김 의원의 측근도 “법사위 현안이나 당내 사법전략 등에 정통했다는 점에서 (김 의원이) 가장 적합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부각했다.

장 의원 역시 법사위원장이나 예결위원장직에 관심을 두고 있으나 아직 야당 몫이 확정되지 않아 목소리를 아끼고 있다.

장 의원은 이날 “법사위가 야당에 올지 안올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위원장직을 놓고 얘기하는 건 시기상조”라면서 “가뜩이나 당이 어려운 상황인데 벌써부터 자리 싸움처럼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의원실 내부적으로는 “법조 출신들만의 제한된 시각과 인맥 등을 고려하면 비율사 출신 위원장이 되는 게 강점이 될 수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예결위 간사를 역임한 장 의원은 예결위원장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김도읍, 장제원 의원 간 경쟁 구도에 6년 만에 국회로 복귀한 김기현 당선인이 강력한 대항마로 부상했다. 김 의원은 3선 시절 19대 전반기에는 나이가 적어 밀렸고, 후반기에는 지방선거에 출마하면서 상임위원장 기회를 놓쳤다.

김 당선인은 “3선 상임위원장을 못한 사람은 4선 때 우선 배정해온 것이 관례”라며 “법사위는 여야 사이에 적지않은 정치공방이 있을 곳인데 선수가 높은 사람이 맡아 운용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