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외교적 돌파구 마련을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3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한국을 초청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것에 대해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다”며 “앞으로 미국 측과 협의해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0일(현지시간)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G7 정상회의를 오는 9월께로 연기하고, 이때 한국과 호주, 러시아, 인도를 초청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등 4개국을 초대한 것은 중국에 관해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중국 견제에 동참하라는 압박인 셈이다.
중국과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THAAD·사드) 갈등을 가까스로 봉합한 문 대통령으로서는 이 같은 제안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코로나19 위기 속에 ‘한중 기업인 신속통로’ 활성화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방한 추진 등 한중 관계 회복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국방부와 주한미군이 지난 29일 한밤중에 ‘기습’ 수송작전으로 경북 성주 사드 기지에 있던 운용 시한이 넘은 요격미사일을 교체, 중국이 즉각 반발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과 한국은 사드 문제의 단계적 처리에 명확한 공동 인식이 있다”며 “미국은 중국의 이익을 해치지 말고 중국과 한국의 관계를 방해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