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유공자 14명에 훈·포장
- 부산기념식은 유튜브 생중계
- 25, 26일 학술 심포지엄 개최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평화는 어렵고 힘든 길이지만, 그럴수록 민주주의로 평화를 이뤄야 한다”며 “그렇게 이룬 평화만이 오래도록 우리에게 번영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옛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현 민주인권기념관 예정지)에서 열린 제33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서 “일상에서 민주주의를 체험하고 그것이 반복될 때, 민주주의는 끊임없이 전진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옛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린 6·10항쟁 기념식에서 고 이한열 열사 모친 배은심 여사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오늘 우리의 민주주의가 이만큼 오기까지 많은 헌신과 희생이 있었다. 한분 한분, 훈·포장 하나로 결코 다 말할 수 없는 훌륭한 분들”이라며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이자 노동자 권익 개선에 헌신한 고(故) 이소선 여사 등 유공자 14명의 이름을 일일이 불렀다. 이들은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사상 처음으로 국민훈장 모란장(12명)과 국민포장(2명)을 받게 된 민주유공자다. 여기에는 이한열 열사 모친 배은심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 명예회장, 1987년 경찰 고문으로 숨져 6·10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된 박종철 열사의 부친 고 박정기 전 유가협 이사장 등이 포함됐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더 많은 민주주의, 더 큰 민주주의, 더 다양한 민주주의를 향해 가야 한다”는 말로 정치적 민주주의의 기반 위에서 일상 생활의 민주주의를 꽃 피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주의의 의미를 더 넓게 확장한 것인데, 자유와 평등을 언급하면서는 “마음껏 이익을 추구할 자유가 있지만, 남의 몫을 빼앗을 자유는 갖고 있지 않다. 우리는 이웃이 함께 잘살아야 내 가게도 잘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잘 알고 있다”며 “지속가능하고 더욱 평등한 경제는 우리가 반드시 성취해야 할 실질적 민주주의”라고 언급했다. 동시에 갈등과 합의를 두고는 “민주주의의 다른 이름이다. 갈등 속에서 상생의 방법을 찾고, 불편함 속에서 편함을 찾아야 한다”며 민주주의를 통해서 평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박종철 열사가 물고문을 받아 사망한 옛 남영동 대공분실 509호 조사실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는 박종철 열사의 유족(형)인 박종부 씨와 민갑룡 경찰청장,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지선 이사장, 행정안전부 진영 장관 등이 동행했다. 현직 경찰청장이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과거의 잘못된 공권력 행사를 반성하는 의미다.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부산민예총, 부산민중연대 등으로 구성된 6월 민주항쟁 33주년 부산기념사업 추진위원회도 이날 부산 중구 민주공원 중극장에서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체온측정, 한 칸 띄어앉기 등 생활 속 거리두기 방역 지침을 준수했으며, 유튜브 채널 ‘뭐라카노’를 통해 생중계됐다.

부산기념식은 ‘모두를 지키는 약속, 민주주의 이어달리기’를 주제로 1987년 6월 뜨거운 함성으로 가득 찼던 부산을 떠올릴 수 있는 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이와 함께 기념 학술 심포지엄인 ‘지금 여기 왜 민중미술인가’도 오는 25, 26일 민주공원 중극장에서 열린다.

김태경 김미희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