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與, 규칙 개정해 강행 가능성도

- 주호영 “대통령 말은 다 따르냐”
- 靑 “법정시한 국회가 지켜달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4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자를 추천해달라는 공문을 국회로 보내면서 공수처가 시행일인 다음 달 15일에 출범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원 구성 문제에 이어 공수처 출범 강행 논란이 여야 갈등의 또 다른 뇌관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26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공수처법에 따르면 국회는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후보자 2명을 대통령에게 추천해야 하고, 대통령이 그중 1명을 지명한 후 인사청문회를 거쳐 오는 7월 15일까지 임명해야 출범에 따른 절차가 완료된다”고 밝혔다.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는 법무부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과 여야 2명씩 추천한 위원 등 총 7명으로 구성된다. 7명의 위원 중 6명 이상이 동의해야 공수처장후보자 추천이 가능하다. 야당인 미래통합당이 공수처 출범 강행에 반대하는 입장인 만큼 야당 몫 추천위원 2명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공수처장후보자 추천이 불가능해진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공수처 출범을 위한 국회법, 인사청문회법, 공수처장 후보추천위 운영규칙 개정 등을 추진하면서 여당의 뜻대로 다음달 공수처가 출범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특히 법사위 여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이 발의한 후보추천위 운영규칙은 국회의장이 정한 기한까지 교섭단체 위원 추천이 이뤄지지 않으면 의장이 교섭단체를 지정해 위원 추천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대로 개정되면 야당이 거부권을 행사해도 국회에서 공수처장 후보를 추천할 수 있게 된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28일 페이스북에서 “국회가 대통령 한마디에 고무도장 팍팍 찍는 통법부인가”라며 “‘7월 15일까지 공수처를 출범시키라’는 것은 대통령의 또 다른 행정명령이다. 통합당은 많은 위헌적 요소 때문에 공수처 출범에 동의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회가 대통령과 장관을 탄핵할 수 있는데 공수처장은 탄핵대상이 아니다”며 “국회의 견제를 받지 않는 괴물 사법기구가 대통령의 손아귀에 들어가는 상황을 방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공수처 출범 일자를 못 박고 공수처 출범을 강행한다는 지적에 대해 “공수처법을 보면 7월 15일로 시행일이 명기돼있다. 청와대가 자의로 시한을 설정한 것이 아니다”며 “법이 정한 절차를 국회가 지켜달라는 것이 청와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청와대는 공수처 출범을 완료할 수 있게 법이 정한 절차를 지켜달라고 촉구할 뿐이다”며 “국회가 제때 공수처장 후보자를 추천해 주어야 엄정한 검증 절차와 국회의 인사 청문 절차를 거쳐 훌륭한 공수처장을 출범 일에 맞추어 임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