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회식 등을 이유로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어긴 군 간부가 대거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하태경(부산 해운대갑) 의원이 5일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군 코로나19 관련 지침 위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방역 지침을 위반했다가 적발된 군 간부는 245명으로 집계됐다. 소속은 육군이 162건으로 가장 많았고, 해군 53건, 공군 29건, 국방부 직할부대 1건 등이었다. 계급별로는 장교가 64건, 준·부사관이 177건, 군무원이 4건이었다. 이들 중 24명이 해임이나 정직을, 64명이 감봉을, 157명이 근신이나 견책 처분을 각각 받았다.

적발된 간부 중 113명(46%)은 음주 회식 때문에 지침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음주 회식을 한 육군의 한 간부는 이를 고발하는 투서를 쓴 병사를 색출하려고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 간부는 지난 3월 자신이 참석한 음주 회식에 대해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마음의 편지’가 접수되자 투서를 쓴 병사의 필적을 중대원 생활지도 기록부의 필적과 일일이 대조해 고발자를 가려낸 뒤 다른 간부와 공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간부 2명은 집단 감염 위험이 큰 서울지역 클럽을 방문한 사실이 밝혀져 해임됐고, 음주 회식 후 만취 운전을 한 간부 7명이 적발되기도 했다.

하 의원은 “지난 2월부터 130일간 고강도의 휴가·외출 통제를 감수하는 병사들과는 달리 외부 출입이 쉬운 간부들을 통해 군 코로나19 방역 체계가 무너질 위험이 크다”면서 “간부들의 위반 사례를 철저하게 조사하고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