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미애 “총장 물러나 정치하라”
- 野 지지층 ‘尹대망론’ 힘실어

차기 대권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차기주자 지지도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했던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를 제치고 윤석열(사진) 검찰총장이 처음으로 1위로 올라선 여론조사 결과가 11일 나오면서다.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 윤 총장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24.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이 대표 (22.2%), 이 지사(18.4%) 순이었다.

여권 양강 주자의 지지율이 20% 안팎 박스권에서 정체현상을 보이는 가운데 윤 총장이 급부상하면서 ‘3자 구도’가 굳어지는 흐름이다.

윤 총장은 지난해 조국 사태 이후 추미애 법무부 장관 등 여권 인사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존재감을 키웠다. 특히 작심 발언을 쏟아낸 지난달 대검찰청 국정감사를 기점으로 지지율이 급등했다. 여권의 ‘윤석열 때리기’가 윤 총장의 지지율을 끌어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차기 대선이 1년 넘게 남았지만, ‘윤석열 급부상’을 바라보는 여야의 속내는 복잡하다.

민주당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평가절하하면서도 당혹해 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견고하지 않은 지지율이어서 신기루 같이 금방 빠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윤석열 현상’의 이면에, 여권 주자들의 ‘박스권 정체’가 깔려있다는 것은 민주당으로서도 고민스러운 점이다. 이 때문에 당은 친문(친문재인) 진영을 중심으로 제3, 4 후보의 등장 가능성도 주시하는 분위기다. 추미애 장관은 이날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권후보 (여론조사 지지율) 1위로 등극했으니 차라리 (총장직을) 사퇴하고 정치를 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 주자가 아니라는 점에서 딜레마이자 리스크다. 야권 지지층에서 갈수록 힘을 받는 ‘윤석열 대망론’은 새 인물과 정권 탈환을 고대하는 보수층의 갈증에 당이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