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野 윤영석·박완수 ‘김태호 잡기’
- 기반 약한 서부 표심 공략 포석

차기 경남도지사 선거 판도가 더불어민주당 김두관(경남 양산을), 국민의힘 김태호(산청함양거창합천) 의원의 ‘손’에 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에서는 김두관 의원의 출전에 벌써 관심이 모아지고, 국민의힘 주자들은 ‘김태호 마음’을 잡기위해 한창이다.

김두관(왼쪽), 김태호

민주당 소속의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공백으로 차기를 노린 국민의힘 경쟁은 뜨겁게 달아오른다. 특히 도지사 후보군인 윤영석(경남 양산갑) 박완수(경남 창원의창) 의원이 대선 주자로 나선 김태호 의원의 지원군으로 합류해 눈길을 끈다. 아직 김태호 의원의 지지율이 높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일반적이지 않은 선택이다. 다른 경남 의원들은 대체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나 최재형 전 감사원장 쪽에 서있다.

윤영석, 박완수 의원의 ‘김태호 지원’은 당내 예선에 대비한 전략적 포석으로 보인다. 양산 3선인 윤 의원과 창원시장을 지낸 박 의원 모두 서부 경남에서 기반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동부 경남과 창원이 인구 비율에서는 경남의 다수지만, 진주를 중심으로 한 서부 경남은 경남의 본류로 인식된다. 이 지역의 표심은 국민의힘에 대한 충성도도 높다. 또 거창 출신인 김태호 의원은 서부 경남을 대표하는 정치인이다. 차기 경남도지사 선거 때 ‘김태호의 의중’에 이 지역의 표심이 움직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윤영석, 박완수 의원이 예선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서부 경남을 안아야 하고, 김태호 의원의 지원은 이를 위한 가장 효율적 방법일 수 있다. 경남의 중원인 창원도 후끈하다. 윤영석 의원이 창원 사무실 마련을 위해 장소를 물색 중이고, 창원이 기반인 박 의원과 이주영 전 국회부의장 등이 사람을 모은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민주당에서는 ‘김두관의 선택’에 이목이 쏠린다. 김두관 의원은 현재 대선 후보 경선 승리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김 의원이 민주당 대선 경선을 통과하지 못한다면 도지사 출마에 대한 요구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무소속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서 경남도지사 선거에 당선된 이력에다 전국적 인지도를 갖췄다. 그만한 적임자가 없다는 것이 당내 여론이다. 3선의 민홍철(경남 김해갑) 의원도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김 의원에 대한 도지사 출마 요구는 대선 결과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김 의원이 직접 대선 본선에 나서거나 민주당이 정권 재창출에 성공하면 후보군이 풍부해지면서 ‘김두관 출마론’도 약해질 수 있다. 반면, 실패하면 ‘김두관 차출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