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정부·시민사회·경제계 협력
- 정책 오픈랩·공익 활동 지원 등
- 정책 결정 과정 협업 이뤄져야
- 市 민관협치 기본계획 수립키로

코로나19와 기후 변화 등 글로벌 위기와 인구 감소, 급격한 고령화 등 국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거버넌스’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각종 정책 수립과 추진 과정에서 국가 또는 지방정부와 시민사회 경제계가 신뢰와 협력, 공정을 바탕으로 한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또 시민이 적극적으로 시정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9일 KNN 방송국에서 열린 2021 부산시민 대토론회 세번째 세션 토론자들이 ‘새로운 거버넌스시대 열자’는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승렬 국제신문 논설위원, 오문범 부산YMCA 사무총장, 초의수 신라대 교수, 이성권 부산시 정무특보, 도용회 부산시의회 기획재경위 위원장, 전호환 동명대 총장.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신라대 초의수(사회복지학) 교수는 9일 부산시·국제신문·KNN 주최로 열린 2021 부산시민 대토론회 세 번째 세션 ‘새로운 거버넌스 시대를 열자’에서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대전환의 시기를 맞고 있고, 그 과정에서 세대 간, 계층 간 각종 갈등이 초래되고 있다”면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협력과 거버넌스 외에는 해답이 없다”고 진단했다.

초 교수는 ‘2020 사회통합조사’ 자료를 인용하면서 “부산시민은 삶의 만족도나 행복감은 매우 높은 수준이지만, 공적 시민참여 의식이나 사회단체 활동 등의 지수는 매우 낮다”면서 “다른 지역에 비해 시민의 사회 참여 기회가 적고, 관심도 떨어지는 편”이라고 분석했다. 시민의 참여의식이 낮다 보니 또다른 협력 주체인 지방정부와 경제계 등과의 협력 체계가 잘 구축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초 교수는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시민사회 공익 활동을 지원하는 부산시민운동지원센터 활성화 ▷시민의 시정 참여 제도를 도입 ▷부산 정책 오픈랩 운영 ▷시민 숙의 참여예산제 확대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초 교수의 발제에 이어 동명대 전호환 총장을 좌장으로 열린 토론이 펼쳐졌다. 오문범 부산 YMCA 사무총장은 부산의 거버넌스 수준이 높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오 사무총장은 “부산에는 각종 위원회가 설치돼 있고, 협치와 관련한 조례도 제정돼 있지만 한정적인 폭 때문에 거버넌스가 잘 이행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정책 결정 과정에서 협업 구조를 만들어 시민사회와의 숙의와 공론을 거쳐 시민 모두가 결과에 공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시 이성권 정무특보는 박형준 시장 취임 후 거버넌스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시민사회 참여 기회를 더욱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이 특보는 “박 시장 당선 직후 여야정 상생협의체를 구성하고 산하에 실무 추진단을 둬 장기 표류 과제를 선정해 해법을 찾고 있다. 시와 시의회,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협치의 전형”이라며 “2019년 민관 협치를 위한 조례 제정 후 기본계획이 수립되지 않아 시민참여의 폭에 제한적인데, 용역을 거쳐 기본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의회 도용회 기획재경위원장은 “가덕신공항은 시나 여야 정치권의 힘만으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었다. 시민이 함께 힘을 모았기에 가능했다”며 “앞으로도 굵직굵직한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여야 정치권은 물론 시민이 협력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신문 이승렬 논설위원은 거버넌스 활성화를 위해 시민 참여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 논설위원은 “부산시민은 활기찬 성격을 갖고 있지만 사회참여도가 낮은데,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다. 그에 대한 교육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어릴 적부터 사회참여에 대한 마인드를 갖출 수 있도록 교육의 장이 펼쳐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온라인을 통한 사전 의견 접수에서도 거버넌스에 대한 시민의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한 시민은 “수평적 조직 문화가 대세로 자리잡은 요즘 국가 또는 지방정부와 민간 간 수평적 의견교류로 더욱 발전된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시와 시민사회, 산업체 간 협력적 거버넌스를 통해 청년 창업과 일자리 창출 문제에 대한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