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조직 개편을 앞두고 부처 간 알력과 특정 계층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외교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통상 기능을 어디에 둘 것인지를 놓고 양측이 노골적인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외교부는 박근혜 정부 때 산업부로 넘어간 통상 기능 재탈환에 사활을 건 모양새다.
외교부는 지난 29일 밤 취재진에 배포한 메시지에서 산업부가 새 정부의 조직 개편에서 통상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외국 정부의 입장까지 왜곡했다며 강한 유감을 표현했다. 앞서 미국 정부 고위 관료가 이달 중순 산업부가 가진 통상 기능을 외교부로 이관하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을 한국 정부에 전달했다는 언론 보도가 계기가 됐다.
외교부는 “외국을 등에 업고 국내 정부 조직 개편 논의에서 이기려는 행태를 보이면서 앞으로 타국을 상대로 떳떳하게 우리 국익에 기반한 교섭을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산업부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확인 결과 미국 측은 한국의 정부 조직 관련 사항은 오롯이 한국 측이 결정할 내정 사안으로 통상 기능을 어느 부처가 소관하는지에 선호가 없다는 요지의 분명한 입장을 알려왔다”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30일 전문가들을 동원한 포럼에서 통상 업무 관할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여론전을 펼쳤다. 산업부에 따르면 이날 서울에서 열린 ‘제2차 FTA 전략포럼’에서 최성호 경기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한국 경제의 미래 성장을 위한 호기로 활용하고 공급망 위기 시 신속하게 극복할 수 있는 통상정책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통상 추세에 역행하는 외교통상형으로의 환원은 퇴행”이라고 지적했다.
최대 화두인 여성가족부 개편과 관련해서는 기존 여가부 기능을 여러 부처로 나눌지, 통합적으로 일할 다른 부처를 신설할지를 놓고 폭넓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에서는 여가부의 가족정책국을 보건복지부와 합쳐 ‘가족복지부’로 개편하는 방식, 여성의 권익 증진 등 기존 여가부 기능은 고용노동부 법무부 등으로 이관하고 가족 형태 변화와 저출산 인구 감소 문제를 함께 ‘미래가족부’ 같은 부처를 만드는 안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실제 여가부 폐지가 현실화했을 때 예상되는 여성계와 여성 유권자들의 반발이 관건이다.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은 이날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여성단체 관계자들을 면담하고 의견을 수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