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의 ‘성상납 의혹’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리면서 국민의힘이 또다시 격랑에 휩싸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오는 28일 이 전 대표를 추가 징계하는 데 부담이 따르는 데다, 같은 날 법원이 ‘주호영 비대위’에 이어 ‘정진석 비대위’를 무효화하면 이 전 대표의 국민의힘 복귀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여론도 이 전 대표 쪽에 우호적이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17~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에게 ‘국민의힘이 이 전 대표를 한 번 더 징계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 응답자 중 54.1%는 ‘잘못했다’고 답했다. 세부적으로는 ‘아주 잘못한 것’이란 응답이 35.9%, ‘다소 잘못한 것’은 18.2%로 집계됐다. ‘잘했다’는 응답은 37.4%에 그쳤다.

윤리위가 일각의 관측대로 이 전 대표를 제명해도 거센 후폭풍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조사에서 이 전 대표가 출당을 당해 신당을 창당하면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35.9%에 달했다. 적극 지지한다 17.3%, 지지할 수 있다 18.6%였다. 지지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56.0%였다.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한정하면 ‘이준석 신당’ 지지 응답은 28.9%, 지지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67.6%로 파악됐다. 한길리서치는 “이 대표가 새로운 정당을 만들었을 때 확보할 수 있는 정당 지지율의 최대치는 17.3%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이 전 대표가 2024년 총선을 앞두고 신당을 창당한다면 보수 분열 상황으로 전개될 수도 있는 지지율이다. 현실화하면 국민의힘은 차기 총선에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할 수도 있다. 진보와 보수가 총결집한 지난 대선 때도 국민의힘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시 후보에게 0.73%포인트 차의 신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윤리위가 추가 징계를 안 하고 이 전 대표가 복귀해도 국민의힘은 극심한 내홍에 빠질 것으로 관측된다. 친윤석열계와 친이준석계의 대결이 격해지면서 당에 대한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의 영향력도 약해질 수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법원에 가처분 사건의 재판부 재배당을 요청했지만, 법원은 거부했다. 대응책을 마련할 시간을 벌기 위한 의도로 보이지만 무산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바보가 아닌 사람들이 말이 안 되는 행동을 할 때는 으레 ‘지연전술’로 받아들이겠다”고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대구지역 당원과의 만남에서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