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남북한을 현실적으로 ‘두 국가’라고 여길지에 대해 최근 국내 외교안보 정책 화두로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국민 절반 이상이 ‘북한도 하나의 국가라고 생각한다’고 밝혀졌다.

6일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하 연구원)의 ‘2025 통일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북한도 하나의 국가’라는 의견에 ‘찬성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54.5%로 과반수를 차지했다.

‘반대한다’는 응답자는 14.3%, ‘반반/보통이다’는 31.1%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연구원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올해 7월 21일부터 8월 17일까지 약 한 달간 1대1 면접조사 방법을 통해 전국 19세 이상 남녀 1천2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8%포인트다.

연구원은 지난 2007년부터 계속해서 통일, 북한, 대북정책, 주변국 등에 대한 국민 의식을 살펴보고 있으며 2013년 조사부터는 북한을 하나의 국가로 보는지를 묻는 문항을 포함했다.

북한도 하나의 국가라는 것에 찬성하는 비율은 매년 40%대 후반부터 60%대 중반 사이를 왔다 갔다 했다. 이는 대체로 국민의 절반가량이 북한의 ‘국가성’을 꾸준히 인정해 왔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비율이 2023년 49.9%, 2024년 52.1%, 올해 54.5% 등 소폭 상승한 점이 눈에 띈다.

특히 대북정책 목표로 ‘남북통일’을 지지하는 층에서도 북한의 국가성을 인정하는 비율이 지난해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연구원은 우리 정부가 대북정책 목표로 무엇을 가장 중요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항목에 선택지로 ‘남북통일’(응답률 13.8%), ‘남북 평화적 공존 및 한반도 평화정착’(61.3%), ‘북한의 개혁개방과 남북 경제공동체 통합’(24.6%) 등을 제시했다.

이중 남북통일을 우선적 대북정책 목표로 여긴 응답자 가운데 북한의 국가성을 인정한 비율이 지난해에는 53.5%에 그쳤지만 올해는 65.4%로 약 12%P 늘었다.

이에 대해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객원연구원은 “북한이라는 정치적 실체를 인정하는 것이 장기적 과정으로서 통일까지 가는 데도 불가피하다는 생각했을 수 있다”며 “현 정부 지지층의 정치적 결집 효과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우리 헌법은 대한민국의 영토를 북한까지 포함하는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로 명시하고 있다. 1991년 체결된 남북기본합의서는 남북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로 규정했다.

이에 반해 북한은 2023년 말 노동당 전원회의부터 남북관계를 동족이 아닌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고 통일은 성사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최근 이재명 정부 일각에서 남북이 현실적으로 두 국가로 존재하는 상황을 인정해야 한다며 ‘평화적 두 국가론’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수 진영 내에서는 이를 두고 영구분단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