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李 국정 자원 화재 이틀 뒤 촬영
- 국힘 “국정 수습 대신 자기 홍보”
- 민주 “진흙탕 싸움 정치 멈춰라”
- ‘48시간 의혹’ 고소·고발전 번져
- 李 “국민 삶 위해…” SNS 글 올려

이재명 대통령의 TV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두고 정치권의 공방이 추석 연휴 내내 이어졌다. 야당은 국가 전산망 마비 사태 와중에 이 대통령 부부의 JTBC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 출연이 부적절했다며 총공세를 펼쳤고 이는 여야 고발전으로 번졌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출연한 JTBC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가 지난 6일 방영되는 모습. JTBC 방송 캡처

국민의힘 주진우(부산 해운대갑) 의원이 ‘냉부해(냉장고를 부탁해)’ 촬영 시점을 문제 삼고 ‘잃어버린 48시간’을 주장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허위 사실 유포”라며 법적 대응을 언급했지만 하루만에 대통령실이 “28일 오후 예능 녹화 후 중대본 회의에 참석했다”고 시인, 여야 간 공방에 불을 붙였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불편과 불안과 불만만 가득한 한가위였다”며 “대통령은 국가 전산망 화재로 마비된 국정 수습에 앞장서는 대신 예능 출연에 앞장서며 불편한 속에 더 큰불을 질렀다”고 지적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SNS에 “이 대통령은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발생 후 이틀이 지난 (지난달) 28일 오전 10시 50분이 돼서야 긴급 비상대책회의를 주재했다고 한다”며 “더구나 오전 회의 직후 향한 곳은 재난 현장이 아닌 예능 녹화장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가가 마비된 그 시각, 대통령 부부는 카메라 앞에서 웃음을 보이고 있었다”면서 “국가적 위기 대응보다 자신의 홍보용 예능 출연을 중요시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48시간 행적은 결국 거짓말이었다”고 주장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잃어버린 48시간’ 의혹을 첫 제기했던 주진우 의원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했다. 이에 주 의원은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과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을 고소했다.

민주당은 ‘K-푸드’ 홍보 목적에 꼭 들어맞는 방송이었다며 이 대통령 출연을 문제 삼은 국민의힘에 사과를 촉구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민생을 내팽개치고 ‘냉부해’ 가지고 싸움만 하는 정치를 국민이 어떻게 바라봤을지 크게 걱정된다”며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지엽적인 진흙탕 싸움에 말리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9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힘은) ‘묻지마 트집 잡기’에 골몰하며 국민 스트레스만 유발했다”며 “차라리 당명을 ‘국민의짐’으로 바꾸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때로는 간과 쓸개를 다 내어주고, 손가락질과 오해를 감수하더라도, 국민의 삶에 한 줌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다면 무엇이든 마다하지 않겠다”는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대통령 부부는 지난달 28일 JTBC ‘냉장고를 부탁해’ 특집 방송 녹화에 참여해 시래기 등 우리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음식을 소개했다. 녹화분은 애초 지난 5일 방영이 예정됐으나 대통령실이 연기를 요청하면서 지난 6일 방영됐다. 방영 뒤에도 부정적 댓글 삭제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여진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