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권 “이진숙 체급 키워줘” 지적

이진숙(사진)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체포와 석방을 놓고 여야는 연휴 내내 공방을 벌였다. 야당은 “추석밥상머리에 ‘이진숙 체포’를 올리려는 전형적인 정치 수사”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여당에서도 체포과잉을 비판하는 목소리와 함께 이번 일로 오히려 이 전 위원장의 체급만 키워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연휴 직전 정당한 이유로 불출석 사유를 내고 성실하게 소명해 온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의 손에 불법적으로 수갑을 채웠다”며 “정권의 절대존엄 김현지 총무비서관을 지키기 위해 부랴부랴 제1부속실장으로 임명한 뒤였다”고 질타했다. 장 대표는 이 전 위원장 체포 직후에도 “이 전 위원장의 변호인은 경찰에 불출석 사유를 알렸고, 서면으로도 사유서를 제출했다. 체포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수사 기록에 첨부하고 영장 신청을 했든, 첨부하지 않고 영장 신청을 했든 모두 직권남용이다.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박성훈(부산 북을) 수석대변인도 전날 “체포의 적법성을 떠나 추석 밥상에 ‘절대존엄’ 김현지(대통령실 제1부속실장)를 올리지 않겠다는 민주당의 전략적 목표에 경찰이 손을 맞춰 ‘2인3각’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당에서도 체포과잉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SNS에 “이진숙에 대한 정당한 체포 집행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도 “(경찰이) 이진숙과 그의 동료들, 국민의힘이 어찌 반응할 것인지를 조금도 예상하지 못했다 하면 이것은 순진함 혹은 아드레날린 과다 분비에 따른 과잉이다. 체포영장의 발부와 집행이 판사들에게 어떻게 인식되는지 실무 관행을 도대체 따져보기라도 했던가”라고 질타했다.

여권에선 이 전 위원장이 체포될 당시 수갑 찬 팔을 들어보인 장면이 오히려 정치적으로 탄압받는 보수 인사라는 이미지를 만들어줬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정치인들은 자기 부고만 아니면 언론을 많이 타는 게 좋다는 말이 있는데 (이 전 위원장은) 지금 이를 실천하는 과정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민의힘 손수조 미디어대변인은 지난 3일 CBS라디오에서 “민주당이 굉장히 난처할 것 같다”고 말하고 “(이 전 위원장은) 보수 여전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실상 대권에 나가도 될 수준으로, 이재명 민주당 정권은 스타 한 명을 더 키워줬기에 곤혹스러울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