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이 보유한 셀트리온 주식 및 계열사 주식을 다국적 계약사에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신문 DB

- 공매도 비중 높아도 주가 올라
- 시장 정보 효율적 반영은 장점
- 불법세력 막기위한 처벌 필요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셀트리온 사태를 계기로 주식 공매도가 다시 수면 위에 떠올랐다. 공매도란 일단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뒤 나중에 주가가 떨어지면 매입해 되갚아 수익을 올리는 방식이다.

국내에 공매도가 도입된 시기는 1996년경이다. 당시 기관투자가에 대차거래(주식을 필요로 하는 기관에 수수료를 받고 빌려주는 거래)를 허용하면서 공매도 기법이 등장했다. 하락장에서 공매도 수법을 쓰면 시세차익을 낼 수 있지만, 지렛대 효과(레버리지)를 일으키기 때문에 주가 폭락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에 대한 반감이 매우 큰데, 개인이 보유한 종목의 주가가 종종 공매도 때문에 폭락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공매도가 시장에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주가 거품을 막고 시장 정보를 주가에 보다 효율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도 지닌다.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공매도를 허용하는 이유다.

문제는 공매도와 주가하락 여부다. 증시 전문가들은 공매도와 주가의 상관관계가 높지 않다고 전한다. 올 들어 공매도 비중 1위인 롯데하이마트(17.7%)와 3위 영원무역(16.13%)은 주가가 떨어지기는커녕 연초 대비 6%, 28%나 올랐다. 현대산업개발(종목명 현대산업)은 올해 전체 거래액의 15.6%가 공매도였다. 그런데도 올 들어 17일까지 주가가 5.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공매도 비중 4위(4.28%)인 에스에프에이도 올 들어 주가가 30%나 상승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셀트리온의 주가 하락 원인은 공매도보다 실적이라고 지적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매출 3490억 원, 영업이익 1971억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매출의 상당 부분이 실제 판매가 아니라 계열사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재고로 잡혀 있어 실적 부풀리기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결국 공매도 때문에 주가가 하락한 것이 아니라 주가 약세를 예상하고 공매도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처럼 공매도가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양론이 있지만, 공매도 제도가 엄격하고 투명하게 운영돼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한국의 규제 수준이 선진국보다 강하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느슨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매도 주식 수가 발행 주식 수의 0.01%를 초과하는 투자자에 한해 인적 사항과 투자 종목 등을 금융감독원에 보고하게 하는 '공매도 포지션 보고제'는 투자자가 지키지 않아도 별다른 제재 사항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셀트리온의 경우 공매도 세력이 악의적인 허위 소문을 퍼뜨려 주가를 떨어뜨렸다는 게 회사 측의 주장이다. 개별 종목을 공매도한 뒤 헛소문을 유포하는 투자자들을 적발 및 처벌하는 방안은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 상위 종목     공매도  거래대금 (단위:억 원,%) 연초대비 주가  변동률(%) 유가 증가시장 롯데하이마트 889(17.75) +6 대우건설 570(16.22) -24 영원무역 464(16.13) +28 현대산업 1107(15.63) +5.1 현대상선 921(13.53) -55 코스닥 시장 셀트리온 1160(5.75) -49 다음 300(4.61) -5 OCI머티리얼즈 88(4.51) -12 에스에프에이 129(4.28) +30 파라다이스 452(4.00) +28